“치자마자 (홈런이라는 걸) 느꼈다. 기분이 너무 좋았다”.
삼성 타선의 미래로 주목받는 김영웅(내야수)이 안방에서 호쾌한 한 방을 날리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물금고를 졸업한 뒤 지난해 삼성의 2차 1라운드 지명을 받은 김영웅은 데뷔 첫해 부상에 신음하며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올 시즌 1군의 부름을 받고도 벤치를 지키는 경우가 더 많았다. “벤치에서 보는 것도 공부가 된다”는 오재일과 구자욱의 조언에 따라 언젠가 기회가 오면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도록 조용히 칼을 갈았다.
김영웅은 주전 유격수로 활약 중인 입단 동기 이재현이 오른쪽 어깨를 다치는 바람에 5일 한화와의 홈경기에서 선발 출장 기회를 얻었다. 8번 유격수로 나선 김영웅은 2회 1사 2루서 한화 선발 김기중과 맞붙었다. 볼카운트 2B-2S에서 6구째 슬라이더에 헛스윙하고 말았다. 두 번의 실패는 없었다. 김영웅은 2점 차 앞선 4회 선두 타자로 나서 김기중의 7구째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오른쪽 외야 스탠드에 꽂았다. 비거리는 115m.
삼성은 한화를 3-1로 꺾고 안방 팬들에게 기분 좋은 승리를 선사했다. 선발 데이비드 뷰캐넌은 8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1점(5피안타 1볼넷 6탈삼진)만 내주는 짠물투로 시즌 12승째를 거뒀다. ‘끝판대장’ 오승환은 9회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깔끔하게 지우며 개인 통산 399번째 세이브를 달성했다.
홈 최종전에서 손맛을 본 느낌은 어땠을까. 김영웅은 “치자마자 (홈런이라는 걸) 느꼈다. 기분이 너무 좋았다”고 씩 웃었다. 선발 유격수로 나선 김영웅은 “고등학교 때부터 유격수만 해서 어색한 건 없었고 프로에서도 유격수 훈련을 많이 해서 재미있었고 부담감은 없었다”고 했다.
김영웅은 이날 경기를 포함해 최근 10경기 타율 3할3푼3리(18타수 6안타) 1홈런 5타점 3득점을 기록 중이다. 이 가운데 홈런 1개와 2루타 3개를 터뜨리는 등 장타 생산 능력이 돋보였다.
“형들로부터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듣고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해서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 덕아웃에 있으면서 형들이 보는 것도 공부가 된다고 해서 생각하고 경기를 봤는데 볼 때마다 공부가 되는 것 같았고 제가 타석에서 치니까 잘되는 것 같다”. 김영웅의 말이다.
다치바나 요시이에 타격 코치를 향한 감사 인사도 빼놓지 않았다. 김영웅은 “코치님께서 항상 자신감을 가지고 하라고 격려해주셨다. 자신감을 가지고 치니까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고 공을 돌렸다.
팬들을 향해 “날씨가 추워지는데 옷 따뜻하게 입으시고 오늘도 응원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고 말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