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블루제이스의 2연패 조기 탈락으로 류현진(36)은 공 하나 못 던지고 가을야구가 끝났다. 류현진처럼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 등판 기회를 잡지 못한 일본인 투수 마에다 겐타(35)는 미네소타 트윈스의 2연승으로 디비전시리즈에서 등판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됐다.
토론토는 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타깃필드에서 치러진 2023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시리즈(ALWC) 2차전에서 미네소타에 0-2로 패했다. 타선이 9안타 무득점으로 결정력 부재를 드러냈다.
1차전 1-3 패배에 이어 시리즈 전적 2전 전패로 조기 탈락한 토론토의 가을야구는 2경기 만에 짧게 끝났다. 와일드카드 시리즈 로스터 제외 후 다음 시리즈 등판을 준비한 류현진의 시즌도 허무하게 마감됐다. 토론토가 2~3차전을 승리했다면 류현진의 디비전시리즈 1~2차전 등판도 가능했지만 이제는 부질 없는 가정일 뿐이다.
토론토가 쓸쓸히 짐을 싸는 사이 2002년 이후 21년 만에 디비전시리즈에 오른 미네소타는 홈에서 샴페인 파티를 했다. 그들 중 일본인 투수 마에다도 있었다. 지난 2016~2019년 LA 다저스에서 4년간 류현진과 한솥밥을 먹은 인연이 있다.
2019년을 끝으로 나란히 다저스를 떠난 두 투수는 이후 행보가 비슷했다. 류현진이 토론토로 FA 이적한 뒤 마에다는 미네소타로 트레이드됐다. 2020년 코로나19 단축 시즌 때 두 투수 모두 새로운 팀에서 에이스로 활약했는데 AL 사이영상에서 마에다가 2위, 류현진이 3위에 올랐다.
2021년 시즌 중 나란히 토미 존 수술을 받고 1년 넘게 재활을 거친 것도 비슷하다. 2021년 9월 토미 존 수술을 받은 뒤 지난해 통째로 재활에 전념한 마에다는 올해 복귀 시즌을 가졌다. 삼두근 부상으로 4월말부터 두 달간 부상 공백이 있었지만 21경기(104⅓이닝) 6승8패 평균자책점 4.23 탈삼진 117개로 활약해 미네소타의 AL 중부지구 우승에 일조했다.
포스트시즌에 들어선 불펜으로 보직이 바뀌었다. 파블로 로페즈, 소니 그레이, 조 라이언, 베일리 오버 등 1~4선발이 있었다. 다저스 시절 포스트시즌에서 불펜 경험이 풍부한 마에다는 보직을 바꿔 와일드카드 시리즈 로스터에 들었다.
1~2차전 모두 2점차 접전 경기였지만 마에다는 등판 기회를 얻지 못했다. 선발 다음에 뒤를 잇는 롱릴리프 역할이 예상됐는데 1~2차전 선발 로페즈와 그레이 모두 5이닝 이상 던지며 호투했고, 6회부터 필승조가 가동돼 마에다가 나설 일이 없었다.
하지만 팀이 디비전시리즈에 진출하면서 다음 등판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닛칸스포츠’를 비롯해 일본 언론에 따르면 마에다는 “등판 기회는 없었지만 팀이 이길 수 있어 기쁘다. 몸 상태는 아주 좋다. 다음 시리즈를 준비하고 싶다”며 “팀 분위기가 굉장히 좋다. 힘이 있는 팀이기 때문에 끝까지 이길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미네소타는 8일부터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5전3선승제 디비전시리즈를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