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양현종(35)의 9년 연속 10승 도전이 사실상 무산됐다.
양현종은 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의 경기에 선발등판해 6이닝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5탈삼진 5실점(3자책) 패전을 기록했다.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달성했지만 수비 실책으로 대량실점을 허용하면서 패전투수가 되고 말았다.
1회말 깔끔한 삼자범퇴를 기록한 양현종은 2회 2사에서 문상철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배정대를 2루수 뜬공으로 잡아 큰 위기 없이 이닝을 마쳤다. KIA는 3회초 김도영의 투런홈런으로 선취점을 뽑았다.
하지만 양현종은 3회말 큰 위기를 맞이했다. 선두타자 신본기에게 2루타를 맞았고 안치영의 희생번트와 김상수의 볼넷으로 1사 1, 3루 위기에 몰렸다. 결국 황재균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아 추격을 허용했다.
이어진 1사 1, 2루에서 양현종은 앤서니 알포드에게 평범한 유격수 땅볼 타구를 유도했다. 충분히 병살타로 이어질 수 있는 타구였지만 유격수 김규성이 공을 뒤로 빠뜨리는 포구실책을 저질렀고 김상수가 홈까지 들어와 2-2 동점이 됐다.
김규성의 실책으로 흔들리기 시작한 양현종은 박병호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아 역전을 허용했고 폭투 이후 장성우의 1타점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더 헌납했다. 문상철에게 볼넷을 내줘 위기가 계속된 양현종은 배정대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 힘겹게 3회를 끝냈다.
양현종은 4회 2사에서 김상수에게 솔로홈런을 허용했다. 하지만 5회와 6회는 주자를 내보내지 않고 완벽하게 막았다. 자신의 역할을 다한 양현종은 KIA가 3-5로 지고 있는 7회 이준영과 교체돼 이날 등판을 마쳤다. KIA는 경기를 뒤집지 못하고 그대로 패하며 2연패에 빠졌다.
투구수 96구를 기록한 양현종은 직구(54구)-체인지업(39구)-커브(2구)-슬라이더(1구)를 구사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7km까지 나왔다. 스트라이크 비율은 63.5%를 기록하며 공격적인 투구를 했다.
KIA는 지난 4일 KT전에서 주전 유격수 박찬호가 KT 선발투수 이선우의 시속 138km 투심에 왼쪽 팔뚝을 맞아 척골 분쇄 골절 부상을 당했다. 회복에는 12주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나성범, 최형우에 이어 박찬호까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KIA는 이날 김규성을 선발 유격수로 내보냈다. 김종국 감독은 “남은 시즌 동안에는 상황을 봐야겠지만 일단 (김)규성이가 선발 유격수로 나간다. 규성이가 준비를 잘 해놨다. 중요한 시점에 부상선수들이 나와서 힘들지만 지금 있는 선수들로 끝까지 해보고 이기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박찬호가 빠진 첫 경기부터 유격수 김규성이 치명적인 실책을 저지르고 말았다. 김규성의 실책으로 흔들린 양현종은 3회에만 4점을 내줬고 결국 9년 연속 10승 도전이 사실상 좌절되고 말았다. 올 시즌 7승을 기록중인 양현종은 잔여경기 일정을 고려할 때 두 차례 더 선발등판이 가능했다. 10승 도전을 위해서는 이날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지만 패전투수가 되고 말았다. 만약 양현종이 구원등판을 하며 승리를 챙길 경우 10승 달성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가능성은 희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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