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로 칼바람이 예상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내년에도 A.J. 프렐러 단장, 밥 멜빈 감독 체제를 유지한다. 자신을 데려온 단장, 주전으로 기회를 준 감독과 계속 같이 하게 된 김하성(28)에겐 긍정적인 일이다.
5일(이하 한국시간)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을 비롯해 현지 언론은 샌디에이고가 내년에도 프렐러 단장, 멜빈 감독 체제로 돌아올 것이라고 전했다. 피터 세이들러 샌디에이고 구단주가 지난 3일 구단 리더십에 전폭적인 지지 의사를 표한 성명을 발표한 뒤 이틀 만에 나온 소식이다.
이날 미디어와 시즌 결산 인터뷰를 가진 프렐러 단장이 직접 밝혔다. 단장 겸 야구운영사장으로 재신임을 받은 프렐러 단장은 “멜빈이 우리 감독이고, 앞으로도 계속 감독일 것이다”고 말했다. 멜빈 감독은 2021년부터 샌디에이고와 3년 계약을 맺었고, 내년에도 계약 기간을 보장받았다.
김하성에겐 최고의 결정이라 할 만하다. 프렐러 단장은 지난 2020년 시즌 후 김하성을 직접 영입했다. 멜빈 감독은 지난해 부임 후 김하성에게 유격수 기회를 주며 주전으로 키웠다. 자신을 데려온 단장과 믿어주는 감독이 모두 유임됐으니, 김하성 입지도 큰 변화가 없을 듯하다.
샌디에이고는 올해 82승80패로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3위에 그치며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다. 거포 유격수 잰더 보가츠와 선발투수 세스 루고를 FA 영입하고, 금지약물 징계에서 해제된 외야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복귀해 시즌 전 강력한 우승 후보로 평가됐다.
그러나 시즌 내내 5할 승률 아래로 고전하며 제대로 된 순위 싸움조차 하지 못했다. 1번타자 2루수로 활약한 김하성이 공수주에서 펄펄 날았지만 1점차(9승23패), 연장전(2승12패) 접전 승부에서 유독 약한 면모를 보이며 고전을 거듭했다. 프렐러 단장의 효율적이지 못한 로스터 구성, 멜빈 감독의 불펜 운용이 도마 위에 올랐다.
성적 부진으로 팀 내부적인 문제도 제기됐다. 특히 프렐러 단장과 멜빈 감독을 둘러싼 불화설이 끊이지 않아 둘 중 한 명은 시즌 후 팀을 떠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예상을 깨고 두 사람은 내년에도 한 배를 탔다. 멜빈 감독과 관계에 대해 프렐러 단장은 “많은 부분이 과장된 것 같다. 우리가 대화를 하지 않는다는 보도도 있었다. 우리는 하루에 4~5번씩 대화를 한다”며 불화설을 일축시켰다.
프렐러 단장은 “우리는 월드시리즈에 대한 기대감으로 올해를 시작했다. 지난해 챔피언십시리즈 진출에 이어 매우 재능 있는 로스터를 보유했기에 당연한 일이었다”며 “분명 실망스러운 시즌이다. 우리가 갖고 있는 전력을 제대로 다 보여주지 못했다. 우리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한 야구를 하지 못했다. 기회를 놓쳤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프렐러 단장은 “나와 멜빈 감독 모두 내년 시즌 포스트시즌 도전에 매우 흥분하고 있다”며 “올해는 거기까지 가지 못했지만 내년에는 다른 선수들로 구성된 다른 팀이 될 것이다”고 선수단 구성에 있어 변화를 예고했다. 외부 전력 보강도 필요하지만 프렐러 단장은 내부에서 해결책을 찾을 계획. 그는 “팜 시스템에서 상위 레벨로 진출한 선수들이 팀에 더 큰 깊이를 제공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기대했다.
나아가 내년 시즌을 끝으로 FA가 되는 외야수 후안 소토와는 올 겨울 연장 계약을 시도한다. 소토는 지난해 워싱턴 내셔널스의 15년 4억4000만 달러 연장 계약을 거절한 뒤 샌디에이고로 트레이드됐다. 워낙 큰돈이 드는 선수라 샌디에이고도 트레이드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지만 보였지만 프렐러 단장은 소토와 연장 계약을 우선 과제로 꼽으며 내부 전력 지키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