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세리머니, AG 3인방과 부상 이탈 필승조 유니폼…감독은 "없다고 생각한다"는 11승 외인 현위치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3.10.05 10: 40

29년 만에 구단의 역사를 쓰고 응어리를 풀었는데, 자리에 없었다. 하지만 캡틴 오지환은 이들을 잊지 않고 유니폼을 챙겼다. 그럼에도 우선 순위가 있었다.
LG는 지난 3일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지었다. 경기를 치르지 않았지만 2위 KT와 3위 NC가 나란히 패하면서 매직넘버가 소멸됐다. 부산으로 내려오는 버스 안에서 우승이 확정됐다. 
다소 김이 샐 수 있는 우승. 염경엽 감독은 “잠실구장에서 팬들과 함께 세리머니를 하는 상상을 했다. 눈물이 펑펑 날 줄 알았는데 버스 안에서 우승이 확정돼서 실감이 안났다”라고 전했다. ‘엘린이’ 출신 투수 임찬규도 “야구장에서 했으면 우승을 했으면 감정이 올라왔을 것이다. 무조건 울었을 것 같다. 하지만 이번에는 휴게소에서 서로 악수하면서 서로 축하했다. 실감이 안났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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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석-정우영-함덕주-문보경(시계방향 순) /OSEN DB

그래도 4일 사직 롯데전을 접전 끝에 7-6으로 승리하면서 기분 좋게 우승 축하 행사를 치를 수 있었다. 사실 이날 LG는 베스트 전력 모두가 우승 축하 행사를 함께할 수는 없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차출된 투수 고우석과 정우영, 내야수 문보경, 현재 부상으로 정규시즌을 마감하고 포스트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좌완 필승조 함덕주는 이날 함께하지 못했다. 
하지만 고우석과 정우영, 문보경, 함덕주 모두 팀의 레귤러 멤버였다. 올해 44경기 3승8패 15세이브 평균자책점 3.68의 성적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서 기대를 모았지만 어깨 통증으로 보탬이 되지 못했고 정규시즌에 돌아와서도 다소 부침을 겪었지만 부동의 클로저인 것은 변함이 없다. 정우영도 올해 57경기 5승5패 11홀드 평균자책점 4.74의 성적에 그치고 있지만 역시 현재 LG 불펜진을 있게 한 중심이었다. 문보경은 126경기 타율 3할4리 139안타 10홈런 71타점 OPS .833으로 주전 3루수로 확실하게 자리 잡았다. 
LG의 현재이자 미래인 이들은 LG의 우승 발판을 마련한 뒤 태극마크를 달고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도전하고 있다. 
고우석-정우영-문보경(왼쪽부터)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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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1시즌을 앞두고 두산에서 트레이드 되어 온 함덕주는 트레이드 직후 2년간 부상으로 29경기 등판에 그쳤다. 하지만 올해는 57경기 4승4패 16홀드 평균자책점 1.62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지난해 쏠쏠하게 역할을 했던 김대유(KIA)의 이탈로 생긴 좌완 불펜진 공백을 확실하게 채웠다. 그러나 현재 다시 팔꿈치 통증으로 정규시즌은 조기에 마감했다. 이날 사직구장에서 열린 우승 세리머니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다소 김 샌 우승이었지만 4일 경기를 앞두고 LG의 덕아웃은 활기찼고 들떴다. 경기 후 간단한 우승 세리머니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었다. 그리고 선수들은 당장 팀에 없는 이들의 유니폼을 덕아웃에 걸고 우승의 기분을 함께하려고 했다. 주장 오지환이 직접 덕아웃에 고우석 정우영 문보경 함덕주의 유니폼을 걸었다. 덕아웃에서 이들과 함께했고 경기 후 진행된 우승 행사에서도 선수들은 이들의 유니폼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하지만 현재 팀에 없는 또 다른 선수가 있었다. 외국인 선수 아담 플럿코다. 플럿코는 21경기 11승3패 평균자책점 2.41의 성적을 남겼다. 하지만 후반기 코로나19 확진으로 컨디션 회복이 늦었고 또 좌측 골반뼈 타박으로 개점휴업 중이다. 11승은 모두 전반기에 거둔 승수이고 후반기 등판은 4차례에 불과하다.
플럿코의 회복과 복귀를 기다리고 있지만 힘들다는 의사를 표시하고 있다. 염경엽 감독은 우승의 기분을 만끽했지만 플럿코에 대해서는 단호했다. 아쉬움이 있지만 플럿코를 한국시리즈 플랜에서 제외시키려고 한다. 
염경엽 감독은 "플럿코가 없다고 생각하고 한국시리즈 준비를 하고 있다"라면서 "그래도 넥센 때 3선발을 돌리던 때와 비교하면 너무 행복하다. 플럿코가 없어도 어쩔 수 없다. 아쉬움은 크지만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다. 본인이 아프다고 하는데 그것을 강제로 시킬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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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LG 트윈스 오지환이 29년만의 정규리그 우승 축하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3.10.04 / foto0307@osen.co.kr
당장 후반기 우승 여정에서 모습을 보이지 못한 외국인 선수들도 깜빡할 수밖에 없었다. 선수들은 경기 전 플럿코의 유니폼을 걸어두는 것을 깜빡했지만 뒤늦게 플럿코의 유니폼을 챙겨서 덕아웃에 걸어 놓았다. 선수들의 머릿속에서도 플럿코는 잠시 잊혀진 선수였다. 그래도 경기 후 세리머니에서는 플럿코의 유니폼도 함께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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