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이의리가 뜨거운 기세로 내구성을 입증했다.
이의리는 지난 3일 KT 위즈와의 수원경기에서 5⅓이닝을 던졌다. 4안타 5볼넷을 내주며 몇차례 위기에 몰리고도 4개의 탈삼진을 곁들여 1실점으로 막았다. 타선이 터지지 않아 승리요건을 갖추지 못해 12승 사냥에는 실패했으나 팀의 3-1 승리에 귀중한 발판을 놓았다.
3회 2사1,2루 위기를 넘기며 4회까지 무실점 투구를 했다. 5회말 볼넷 2개와 안타를 맞고 1사 만루 위기를 맞아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허용했으나 대량실점을 피했다. 6회 1사후 안타와 볼넷으로 내주고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윤중현이 뒤를 잘 막아주어 추가실점은 없었다.
팀은 9회초 KT 마무리 김재윤을 상대로 두 점을 뽑아내 승기를 잡았다. 선발 이의리의 1실점 호투가 승리의 요인이었다. 지난 9월27일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7이닝 무실점 호투에 이어 2경기 연속 자신의 몫을 다했다. 역전 5강의 불씨를 이어가는 투구이기도 했다.
이날 투구수는 109개였다. 손가락 물집 이슈로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회 직전 대표팀에서 하차한 바 있다. 류중일 감독은 투구전과 투구후 물집상태를 점검했고 80구를 던지기 힘들 것으로 보고 교체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어깨통증과 물집으로 한 달 가깝게 제몫을 못한 점도 고려했던 것으로 보인다.
곧바로 논란이 불거졌다. 억울했던 이의리는 27일 NC전에서 78구로 7이닝을 소화했고 이날은 109구까지 던졌다. 의심받았던 내구성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시켜준 셈이다. 이의리는 탈락논란에 대해 "아쉬움은 있지만 팀과 나를 위해 내 감정에 티를 내지 않겠다"며 성숙한 태도를 보였다.
평생의 잊을 수 없는 상처로 남겠지만 묻겠다는 것이었다. 당장 팀은 5강행이 쉽지 않은 처지에 빠졌다. 지난 주말 5위 SSG와 2연전을 모두 내주며 2.5경기 차로 벌어졌다. SSG는 3일 NC와 경기에서 0-5를 뒤집고 승리를 거두어 2.5경기 차를 유지했다. KIA는 남은 12경기에서 포기하지 않고 총력전을 펼친다.
이의리는 2경기 정도 등판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KIA 투수 가운데 양현종과 함께 이의리가 가장 좋은 볼을 던지고 있다. 팀내 최다승(11승) 투수이자 대표팀 탈락 이후 12⅓이닝 1실점에 불과했다. 남은 두 번의 등판에서도 이의리의 호투가 절실하다. 이의리 자신도 승수 사냥과 함께 3점대 평균자책점으로 끌어내리는 목표도 있다. 마지막 스퍼트에 눈길이 쏠리는 이유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