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감독은 무분별한 우투좌타 양산에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다. 최형우(KIA), 손아섭(NC), 구자욱(삼성), 이정후(키움) 등 우투좌타 성공 사례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정확성이 떨어지고 힘을 제대로 쓰지 못한다는 게 그 이유다.
언젠가 그는 “오른손 잡이가 많은데 오른손 타자가 없다는 게 말이 되느냐. 왜 인위적으로 우타에서 좌타로 바꾸는지 모르겠다. 예를 들어 평소 사용하지 않는 손으로 다트를 던지거나 고스톱을 칠 때 반대 손으로 패를 돌리면 얼마나 어색한가”라고 지적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도 우타자의 희소성은 높은 편. 지난 2일 대만과의 B조 예선 2차전에서 상대 좌완 선발 린위민에게 꽁꽁 묶여 0-4 완패를 당했다.
류중일 감독은 경기 후 ‘좌완 선발 공략에 실패했는데 우타자 부족이 아쉬웠을 것 같다’는 취재진의 물음에 “젊은 선수 위주로 뽑다 보니 제한적이었지만 가장 좋은 선수들을 뽑았다. 현재 한국 야구에 우투좌타가 굉장히 많다”고 대답했다.
이처럼 우타자 부족 현상이 계속되는 가운데 윤동희의 활약은 반갑기 그지없다. 이의리 대신 윤동희가 대표팀에 추가 발탁된 뒤 비난 여론이 거셌다. 국가대표 출신 좌완 선발을 왜 뽑지 않았냐는 게 그 이유였다.
윤동희는 예선 3경기 타율 5할8푼3리(12타수 7안타) 1홈런 5타점 5득점으로 류중일 감독의 선택이 옳았다는 걸 증명했다. 3일 태국전에서도 3번 타자로 나서 홈런 포함 3타수 2안타 3타점 3득점을 올리며 17-0 대승에 앞장섰다. 류중일 감독은 “팀내 타자 가운데 윤동희의 타격감이 가장 좋다. 안 뽑았으면 어쩔 뻔했을까”라고 환히 웃었다.
윤동희는 롯데의 현재이자 미래로 불릴 만큼 잠재 능력이 풍부하다. 이번 대회를 통해 타 구단 팬들에게도 이름 석 자를 제대로 알렸다. 실력은 물론 외모와 인품 모두 뛰어나다. 전국구 스타가 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셈.
“대표팀에 합류하게 되어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하면서 임하고 있다.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집중하다 보니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다”. 윤동희의 말이다. 또 “국제 대회에서 더 잘하려고 하다 보면 더 안 풀릴 것 같아서 편한 마음으로 하다 보니 결과가 잘 나오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윤동희는 대만과 다시 만나게 된다면 반드시 설욕하겠다는 의지로 가득했다. “이기고 싶은 마음이 굉장히 강했는데 패하는 바람에 아쉬움이 정말 컸다. 결승전에서 대만과 만나 꼭 이기겠다”고 필승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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