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프로 지명 순이 아니라고 했던가. 1년 전 마지막 110순위 지명으로 신인드래프트의 종료를 알렸던 강건(19·KT)이 프로 첫해 1군에 콜업되는 영광을 안았다.
KT 위즈는 3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리는 20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시즌 13차전을 앞두고 신인 우완투수 강건을 1군 엔트리에 등록하고, 좌완투수 하준호를 말소했다.
장안고 출신의 강건은 2023년 신인드래프트서 KT 11라운드 110순위의 극적인 지명을 받으며 프로의 꿈을 이뤘다. KBO리그와 KT의 가장 마지막 지명을 받았지만 퓨처스리그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34경기 1승 1패 홀드 평균자책점 5.10의 준수한 성적을 남겼고, 이날 마침내 이강철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김건웅(4라운드), 이준희(6라운드), 황의준(8라운드), 정진호(9라운드), 이준명(10라운드) 등 상위 지명자들을 제치고 먼저 1군에 등록됐다.
이강철 감독은 “2군에서 괜찮다는 보고를 받았다. 직구 구속은 140km 초중반대이며, 포크볼과 슬라이더가 좋다고 하더라. 볼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콜업 이유를 설명했다.
3일 수원에서 만난 강건은 “1군에 올라갈 줄 전혀 몰랐다. 이야기를 들었을 때 떨려서 어떻게 해야할지 생각을 많이 했다”라며 “천천히 하자고 생각했는데 빨리 올라온 것 같아서 설레고 떨린다. 생각보다 일찍 올라왔다. 얼떨떨하다”라고 첫 등록 소감을 전했다.
퓨처스리그에서는 어떻게 데뷔 시즌을 준비했을까. 강건은 “2군에서 보직은 불펜이었다. 스플리터, 커브 위주로 삼진 잡는 걸 많이 연습했다. 1군에서도 잘 써먹으면 좋을 것 같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8km까지 나왔다”라고 설명했다.
1군 콜업과 함께 TV로만 보던 KT 선배들을 직접 만나게 됐다. 강건은 “신기하다. 좋은 투수 형들이 많아서 많이 배우고 싶다”라며 “김재윤 선배님과 외국인투수 2명을 만나보고 싶었다. 김재윤 선배님께 직구를 강하게 때리는 법을 배우고 싶다”라고 밝혔다.
110순위 지명에도 첫해 1군 콜업을 이뤄낸 강건은 “신인드래프트 당시 KT가 연고지라서 기대를 했다. 마지막까지 이름이 안 불려서 조마조마했지만 다행히 마지막에 불렸다. 좋아했던 팀에 와서 좋다”라며 “1군 무대에서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다. 직구, 커브가 자신 있어서 그걸로 타자를 잡고 싶다”라고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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