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대만전 참패 속에서도 꿋꿋이 제 몫을 해내며 한국야구의 미래를 밝힌 최지민(20·KIA)과 박영현(20·KT). 소속팀 사령탑들은 “정말 씩씩하게 잘 던졌다”라며 하나 같이 ‘아빠 미소’를 지었다.
지난 2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만과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0-4 충격패를 당한 류중일호. 선발 문동주와 마무리 고우석이 나란히 2점을 헌납했고, 타선이 대만 마운드에 단 1점도 뽑지 못하며 야구팬들을 실망시켰지만 그 가운데 제 몫을 충실히 해내며 박수를 받은 선수들도 있었다. 대표팀 마운드의 허리를 맡은 최지민과 박영현이었다.
최지민은 0-2로 뒤진 5회 2사 만루 위기서 등판해 린안커를 1루수 땅볼로 잡으며 혼란을 수습했다. 이후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무사 1, 2루서 션하오웨이와 린즈하오를 연달아 범타 처리하는 위기관리능력을 뽐냈다. 이후 2사 2, 3루에 몰린 가운데 박영현에게 바통을 넘겼다.
KBO리그 홀드 1위 박영현은 묵직한 구위로 대만 타자들을 압도했다. 첫 타자 린쟈정을 3구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이닝을 끝낸 뒤 7회 선두 쩡종저와 린즈웨이를 연달아 3구 삼진으로 돌려보냈다. 이어 린리를 3구 만에 중견수 뜬공으로 잡고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3일 수원 KIA전에 앞서 만난 KT 이강철 감독은 “그 전에도 (박)영현이 공이 가장 좋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다. 일단 선수가 긴장을 하지 않는다. 우리 팀에서 던질 때보다 더 좋아 보이더라. 잠시 빌려서 쓰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잘 던지니까 기분이 좋았다”라고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KIA 김종국 감독도 “최지민이 씩씩하게 잘 던졌다. 또 다른 선수들도 열심히 던졌다”라며 “최지민은 자신감이 많이 붙었다. 1군 경험이 많이 샇였고 박빙 상황을 자주 겪으며 상대를 제압하는 요령이 생겼다”라며 “선수가 기회를 줬을 때 그 기회를 잘 잡았다. 이제 자기 공에 대한 자신감이 생긴 모습이다”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한편 KIA 선발 이의리를 만나는 KT는 조용호(우익수)-김상수(유격수)-앤서니 알포드(좌익수)-박병호(1루수)-문상철(지명타자)-장성우(포수)-황재균(3루수)-오윤석(2루수)-배정대(중견수) 순의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이에 KT 선발 고영표를 상대하는 KIA는 박찬호(유격수)-김도영(3루수)-김선빈(2루수)-소크라테스 브리토(중견수)-이우성(우익수)-고종욱(지명타자)-이창진(좌익수)-김태군(포수)-김규성(1루수) 순으로 맞섰다.
김 감독은 김규성의 1루수 기용과 관련해 “그래도 고영표 공을 어느 정도 경험한 선수다. 고영표 공은 경험이 없으면 상대하기 까다롭다. 최근 타격감도 좋고 수비도 안정적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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