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이 대만에 충격패를 당했다.
한국은 2일 중국 항저우 인근 사오싱의 야구-소프트볼 스포츠센터 제1구장에서 열린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조별리그 B조 대만과 2차전에서 0-4로 졌다.
타자들이 꼼짝없이 당해다. 9회까지 6개의 안타를 쳤는데, 모두 산발적이었다. 미국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산하 마이너리그 구단에서 뛰고 있는 좌완 투수 린위민을 만나 한국 타자들은 좀처럼 힘쓰지 못했다.
2회 윤동희의 2루타, 5회 최지훈의 전력질주로 만들어진 내야안타, 8회 노시환의 2루타로 분위기를 바꾸는 듯했지만, 끝내 후속타는 터지지 않았다.
경기 내내 이대호, 이순철 해설위원은 “다들 타석에서 생각이 많은 듯하다”, “충분히 칠 수 있는 공인데 ‘못 치면 어쩌지’ 생각하는 듯하다”, “쳐야 한다. 카운트가 불리해지니 저런 스윙이 나온다. 좋을 때 쳐야 한다”, “때려야 한다. 돌려야 한다. 그래야 안타든 뭐든 나온다”, “결과를 두려워하는 듯하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방망이는 경기 끝까지 터지지 않았다. 류중일호는 영봉패 수모를 겪었다. 전날(1일) 홍콩 상대로 고전하던 타선이 뒤늦게 터지면서 8회 10-0 콜드게임 승리를 거뒀던 대표팀은 이날 대만 상대로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 B조에서 1승 1패로 2위, 대만(2승)이 1위다. 대만은 전날 태국을 7회 12-1 콜드게임 승리를 거뒀다. 이날 홍콩이 태국을 8-0으로 잡으면서 대만, 한국에 이어 홍콩(1승1패)이 3위, 태국(2패)이 4위다.
한국은 3일 태국을 잡고 슈퍼라운드에 진출할 가능성이 크지만, 슈퍼라운드에는 대만에 패한 1패를 안고 간다. 슈퍼라운드에서 대만과는 경기를 하지 않지만 A조 1위와 2위를 상대하는 슈퍼라운드에서 한 번이라도 지면 상위 1, 2위 팀에 주어지는 결승행 티켓을 따낼 수 없다. 분위기를 잘 추스르고 다시 싸워야 한다.
이번 대회까지 한국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2019 프리미어12에 이어 대만전 3연패다. 하지만 ‘영봉패’ 충격을 털어내고 금메달 도전을 이어가야 한다.
먼저 3일 태국을 꺾어 슈퍼라운드 진출이 우선이다. 이후 A조 1, 2위가 유력한 일본과 중국을 꺾으면 결승 진출이 가능하고, 금메달 기회가 이어진다.
한국은 5년 전에도 조별리그에서 대만에 패한 뒤 이같은 경험을 했다.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한국은 조별리그 B조 첫 상대로 대만과 맞붙었고 1-2로 졌다. 하지만 B조 두 번째 상대 인도네시아를 15-0으로 잡고, 세 번째 상대 홍콩은 21-3으로 완파했다. 한국은 2승 1패로 대만(3승)에 이어 조 2위로 슈퍼라운드에 진출했다.
한국은 1패를 안고 올라갔지만 슈퍼라운드에서 일본을 5-1로 제압하고, 중국을 10-1로 물리치면서 2승 1패를 기록했다. 일본은 슈퍼라운드 첫 경기에서 한국에 패했지만 대만을 5-0으로 꺾었다.
대만은 중국에 1-0으로 승리했지만, 일본에 패배하면서 한국, 일본, 대만 3개 팀이 2승 1패가 됐다. TQB(득점/공격이닝)-(실점/수비이닝)를 따져 한국과 일본이 결승 무대로 향하게 됐다. 대만이 3위로 동메달 결정전으로 밀렸다.
한국은 결승전에서 일본을 3-0으로 꺾고 금메달을 따냈다. 조별리그는 대만에 패해 조 2위로 통과했지만, 결국 가장 마지막에 웃었다. 이번에도 대만에 패했지만, 슈퍼라운드에서 일본과 중국을 꺾고 결승에 올라갈 경우의 수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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