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항저우 대회에서는 허술한 점이 많이 드러나고 있다.
심판도 사람이기 때문에 실수를 할 수 있다. 그래서 비디오 판독이 있다. 하지만 국제대회에서 비디오 판독이 불가하다. 류중일호는 다시 한번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한국은 2일 중국 항저우 인근 사오싱의 야구-소프트볼 스포츠센터 제1구장에서 열린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조별리그 B조 대만과 2차전에서 0-4 패배를 당했다. 타자들이 맥없이 당했다.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산하 마이너리그 구단에서 뛰고 있는 린위민 상대로 한 점도 뽑지 못했다. 한국 타자들은 여러모로 고전했다.
린위민이 잘 던진 점도 있지만, 주심의 스트라이크존이 KBO리그와 너무 달랐다. 타자들에게는 어려운 대회로 이어질 듯하다.
주심의 좌우 스트라이크존이 넓다. 물론 이 부분은 양팀 선수 모두에게 똑같이 본다면 불평해서는 안 된다. 주심의 성향을 빨리 파악하는 것도 선수들의 몫이다.
다만 비디오 판독이 없다는 점은 분명 아쉬운 부분이다. 비디오 판독이 없다는 것은 심판의 판정을 절대적으로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오심이라고 확신해도, 원심을 뒤집을 수가 없다.
한국은 0-1로 뒤진 2회말 아쉬운 상황이 나왔다. 1사 이후 윤동희가 우익수를 넘기는 2루타를 쳤다. 이어 박성한이 몸에 맞는 볼로 나갔다. 김형준이 3루수 앞 땅볼을 치면서 2사 1, 2루가 됐다. 다음 차례는 발 빠른 김성윤.
김성윤은 1루수 옆 땅볼을 쳤다. 1루수가 1루 베이스 커버 들어온 투수에게 공을 던진 사이 김성윤은 몸을 날렸다. 살기 위해 1루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했다.
타이밍은 아슬아슬했지만, 김성윤의 손이 먼저 1루 베이스를 터치했다고 보여진 순간, 1루심은 투수의 발이 먼저 베이스를 밟았다고 보고 아웃판정을 내렸다.
몸을 날린 김성윤은 억울한 표정을 지었지만 소용없었다. 이대호 해설위원은 “세이프였는데, 비디오 판독이 없으니 어디 하소연 할 곳이 없다”고 아쉬워했다.
류중일호는 대회 첫 경기에서도 심판 판정에 혼란을 겪었다. 전날(1일) 저우 아시안게임 B조 예선 한국-홍콩전에서 어이없는 심판 판정으로 논란이 발생했다.
1-0으로 앞선 한국의 3회말 공격. 선두 타자 최지훈의 기습 번트와 상대 악송구로 무사 2루 추가 득점 기회를 잡았다. 노시환은 볼넷을 골랐다. 무사 1,2루. 강백호가 우익선상 날카로운 타구를 날렸지만 우익수가 잡았다.
최지훈은 급히 2루로 돌아갔고, 이미 속도를 높인 노시환은 최지훈을 지쳤다. 홍콩 수비수들은 빠르게 움직였다. 2루로 공을 던져 최지훈을 포스 아웃한 뒤 1루로 던져 노시환을 포스 아웃 처리하며 '트리플 플레이'를 완성한 듯했다.
그러나 심판진은 최지훈의 발이 상대 팀 수비보다 빨랐다는 한국 대표팀 항의에 판정을 뒤집었고, 2루 주자 최지훈에 관해 세이프 판정을 내렸다.
이때 이해하기 어려운 판정이 나왔다. 1루심은 2루 주자 최지훈을 1루로 보내는 등 상식 밖의 판정을 내리다가 최지훈과 노시환을 헷갈렸다며 최지훈에게 아웃 판정을 내리고 노시환을 1루로 보냈다. 이 역시 오심이었다.
사회인야구에도 영상 확인이 가능한 시대다. 그런데 명색의 국제대회에서 선수들은 비디오 판독이 없어 개운하지 못한 경기를 치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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