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날이 밝았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은 2일(이하 한국시간) 중국 저장성 사오싱 야구장에서 대만과 B조 예선 2차전을 치른다.
지난 1일 홍콩과의 첫 대결에서 10-0, 8회 콜드게임 승리를 장식한 한국은 아시안게임 4회 연속 우승이라는 대업을 달성하기 위해 대만을 반드시 이겨야 하는 상황.
대만을 가장 경계해야 할 대상으로 꼽은 류중일 감독은 곽빈 또는 문동주를 선발로 활용할 뜻을 내비쳤다. 그는 “우리 팀의 에이스다. 제 생각에는 곽빈 또는 문동주를 대만전 선발로 내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곽빈은 두산의 토종 에이스로서 올 시즌 22경기에서 11승 7패(평균자책점 2.97)를 거두며 데뷔 첫 두 자릿수 승리 달성은 물론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다.
160km에 육박하는 광속구가 주무기인 2년 차 문동주 또한 8승 8패 평균자책점 3.72로 신인왕 유력 후보로 꼽힌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경기 전날 선발 투수를 공개하는 KBO리그와 달리 선발 투수 예고 의무 없이 진행된다. 류중일 감독에 따르면 우완 또는 좌완 여부는 미리 알려주기로 했다.
대표팀의 마운드 구성상 좌완 비중은 낮은 편. 김영규와 최지민 모두 계투 자원으로 분류되어 있다. 곽빈이든 문동주든 우완 선발이 나선다는 것.
류중일 감독은 곽빈 또는 문동주를 대만전 선발로 기용하겠다고 밝혔지만 깜짝 카드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곽빈도 문동주도 아닌 제3의 투수가 나선다고 문제될 건 없다. 작전상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선발 자원으로 활용하겠다고 했던 장현석을 홍콩전에 투입해 1이닝을 맡긴 것도 비슷한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한국은 1일 홍콩전에서 2루수 김혜성-중견수 최지훈-3루수 노시환-지명타자 강백호-1루수 문보경-우익수 윤동희-유격수 박성한-포수 김형준-좌익수 김성윤으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류중일 감독은 “대만에서 좌완 선발을 내세울 것 같은데 타순은 크게 바꾸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또 “홍콩 투수들의 느린 공에 고전했는데 빠른 공을 공략해야 하는 대만전에서는 제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타자들의 활약을 기대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