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연승 기세는 꿈이었나? KIA 타이거즈의 가을행이 가물가물해지고 있다.
KIA는 지난 주말 SSG 랜더스와의 인천 2연전을 모두 패했다. 가을행 길목에서 가장 중요했던 두 경기였다. 5위 SSG와 반게임차 6위로 맞대결을 펼쳤지만 모두 연장전에서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각각 리드를 먼저 잡았지만 확실하게 달아나는 점수가 없었고 불펜이 무너졌다.
1차전은 3-0의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양현종이 6회까지 1실점으로 막았으나 7회 동점을 허용했다. 타선에서 추가점을 뽑지 못한 것이 컸다. 결국 10회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2차전도 1회 소크라테스의 2타점 적시타로 기선을 제압하고 윤영철이 5이닝 3실점(2자책)으로 경기를 만들어주었으나 연장 10회 무사2루에서 에레디아에게 중월 적시타를 맞고 패배했다.
지난 주중 NC와의 창원 4연전에서 2승2패, 키움전 대승을 거두며 5강 행에 희망이 보이는 듯 했다. 1승1패였다면 추격 가능성은 충분했다. 그러나 최악의 시나리오였다. 연패를 당하며 반게임차에서 2.5경기차로 벌어지고 말았다. 5강의 불빛이 가물가물해지고 있다. 7위 롯데에 1.5경기차로 추격당했다.
9연승 포함해 팀 전력이 최고조에 이르렀던 시기에서 주전 유격수이자 리드오프 박찬호의 부상이 컸다. 2주간 공백이 빚어지며 공수주가 크게 뒤틀렸다. 게다가 3번타자 나성범에 이어 4번타자 최형우까지 부상으로 시즌을 조기마감했다. KIA는 9월12일부터 10월1일까지 17경기에서 4승13패로 실속했다.
주전타자들의 부상이 뼈아팠지만 마운드 부진은 더 치명적이었다. 이 기간 중 선발 평균자책점(ERA) 5.76, 불펜 ERA 6.45는 각각 최하위였다. 퀄리티스타트는 3회에 불과했다. 두 외인 토마스 파노니와 마리오 산체스는 전혀 힘이 되지 못했다. 불펜진도 든든함을 잃어버리며 역전패를 5번이나 당했다. 지키는 야구가 흔들린 것이 결정적이었다.
KIA는 남은 경기에서도 불리해졌다. KIA는 13경기를 남겨놓았고 SSG는 11경기를 갖는다. SSG가 6승(5패)를 거둔다면 KIA는 9승(4패)을 따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무조건 SSG보다 3승 이상을 해야 뒤집을 수 있다. 오는 10일 광주에서 SSG와 팀간 마지막 경기를 반드시 잡고 다른 팀과 경기도 이겨야 역전이 가능하다.
KIA는 이번주 반등을 노리고 있지만 상대들이 만만치 않다. 수원에서 KT와 4연전을 갖는다. KT는 2위 수성을 위해 총력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이어 6일 잠실에서 LG와 경기를 벌인다. LG는 정규리그 우승 매직넘버 완전삭제를 노리고 있다. 벼랑끝 위기에 몰린 KIA가 불씨를 되살릴 지 눈길이 쏠린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