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의 4번 중책을 맡은 강백호(KT)는 홍콩과의 첫 경기에서 고개를 떨궜다.
강백호는 지난 1일(이하 한국시간) 중국 저장성 사오싱 야구장에서 열린 B조 예선 1차전에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대표팀 합류하기 전까지 최근 10경기 타율 3할5푼7리(28타수 10안타) 2홈런 7타점으로 해결사 본능을 마음껏 뽐낸 강백호는 지난달 28일 중국 항저우 샤오산 공항에서 열린 공식 인터뷰를 통해 “현재 컨디션은 좋은 편”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강백호는 2019 프리미어12를 비롯해 2021 도쿄 올림픽, 2023 WBC 등 세 차례 성인 대표팀에서 활약하며 통산 타율 3할6푼2리(47타수 17안타) 9타점 6득점의 매서운 타격감을 과시한 만큼 홍콩과의 첫 대결부터 해결사 본능을 제대로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4타수 무안타 1볼넷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1회 1사 1,2루서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난 강백호는 1-0으로 앞선 3회 무사 1,2루 찬스에서 날카로운 타구를 날렸으나 상대 우익수에게 잡히고 말았다. ‘야구에 만약이란 건 없다’고 하지만 이 타구가 안타로 연결됐다면 좋은 흐름을 타게 됐을 듯.
4회 2사 만루 찬스에 이어 7회 네 번째 타석에서도 헛스윙 삼진. 8회 1사 1,2루 상황에서 풀카운트 끝에 볼넷을 고른 강백호는 대주자 김지찬과 교체되며 이날 임무를 마쳤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류중일 감독은 강백호의 현재 상태에 대해 “타격감은 나쁘지 않은 것 같은데 준비 자세가 좀 늦은 느낌”이라며 "내일 대만전에는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가 나오니까 잘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강백호는 대표팀 승선 후 경기 외적인 부분에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2020 도쿄올림픽 껌 논란에 이어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세리머니 주루사로 비난을 한 몸에 받았다.
이대호 SBS 스포츠 해설위원은 “개인적으로 강백호가 이번 대회를 통해 ‘내가 강백호다’라는 걸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모두까기 해설로 유명한 이순철 해설위원 또한 “강백호가 이번에 대표팀의 트라우마를 완전히 털어내길 바란다”고 질책 대신 격려를 보냈다.
한국은 2일 대만과 격돌한다. 4회 연속 우승을 이루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하는 상대다. 류중일호의 4번 중책을 맡은 강백호가 대만전에서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홍콩전의 부진을 만회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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