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국가대표팀의 첫 경기는 어렵다”.
현역 시절 대표팀의 단골손님으로 불릴 만큼 국제 무대 경험이 풍부한 이대호 SBS 해설위원은 지난 1일(이하 한국시간) 항저우 아시안게임 홍콩과의 B조 예선 1차전을 지켜본 뒤 이 같이 말했다.
한국은 이날 중국 저장성 사오싱 야구장에서 열린 경기에서 10-0 8회 콜드게임 승리를 장식했다. 하지만 ‘진땀승’이라고 표현할 만큼 경기 내용이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 7회까지 3득점에 그치는 등 공격에서 답답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 선발 마운드에 오른 원태인은 3이닝만 던질 예정이었으나 추가점이 나오지 않자 한 이닝 더 소화했다.
이대호 해설위원은 약체 홍콩을 상대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 걸 두고 “역시 국가대표팀의 첫 경기는 상대 전력이 강하든 약하든 어렵다”고 당연하다는 듯 여겼다.
류중일 감독도 이대호 해설위원과 비슷한 반응이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경기 초반에 타자들이 긴장해서 그런지 타이밍을 제대로 잡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1-0으로 앞선 4회 1사 만루 찬스에서 김혜성이 2루타를 날려 주자 2명을 불러들인 게 결정적이었다. “경기 초반에 (타선이) 막혔는데 4회 김혜성이 혈을 뚫는 한 방을 때렸다”는 게 류중일 감독의 말이다.
한국은 7회까지 3-0 근소한 리드를 이어갔으나 8회 들어 무려 7점을 뽑아내며 콜드게임 승리를 장식했다. 이에 류중일 감독은 “후반에 나온 투수들은 상대적으로 공이 빨리 타이밍이 맞아 가는 느낌이었다”고 설명했다.
약체 홍콩과의 첫 대결에서 아쉬운 부분이 나왔지만 류중일호의 금메달 획득을 위한 분수령이 될 2일 대만전을 앞두고 약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적당한 긴장감을 가지고 경기에 임하면 더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6타수 3안타 3타점을 올리며 팀 공격을 이끈 주장 김혜성은 “국제대회 첫 경기라 상대가 누구든지 간에 긴장을 했던 것 같다. 경기를 하면서 긴장이 풀리고 상대 투수의 느린 공에도 타이밍이 맞다 보니 8회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또 대만전은 무조건 이겨야 한다. 어떻게든 이겨야 하는 경기다. “그저 최선을 다하겠다는 생각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한국은 대만전 선발로 곽빈 또는 문동주를 내세울 예정. 류중일 감독은 곽빈과 문동주를 두고 “우리 팀의 에이스”라고 무한 신뢰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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