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에서는 '낯가림'이라는 말을 종종 사용한다. 타자들이 처음 만나는 투수에게 힘을 쓰지 못한다는 의미에서다. 낯선 구종과 구질에 적응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국제 무대에서 생소한 투수와 만나면 고전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상대 전력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 보니 그럴 수밖에. 150km대 광속구를 앞세운 파이어볼러가 있는 반면, 100km대 아주 느린 공을 던지는 투수도 만난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타선의 키를 쥐고 있는 노시환(한화)은 홍콩전을 하루 앞둔 지난달 30일(이하 한국 시간) 공식 인터뷰를 통해 “처음 만나는 투수들을 상대로 빨리 적응하는 편이라 별 문제없다. 어려움이 찾아와도 빨리 적응하는 게 숙제다. 그런 부분은 항상 자신 있다”고 여유 있는 표정을 지었다.
노시환은 올 시즌 31홈런을 터뜨리며 이 부문 단독 선두를 질주 중이다. 2위 최정(SSG)과 5개 차로 앞서 있다. 태극 마크를 달게 된 그는 장타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득점권 상황에서 적시타를 때려내며 팀 승리에 이바지하는데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이곳에 오면서 홈런에 대한 생각은 버렸다. 장타를 의식하기 않으니 타격 훈련할 때 마음이 편하다. 구장이 큰 편인데 펜스가 멀게 느껴지긴 한다. 하지만 최대한 배트 중심에 맞추며 강한 타구를 생산하는데 주력하겠다”. 노시환의 말이다.
류중일 감독은 “노시환은 팀에서도 3번 타자로 나섰는데 굳이 대표팀에 와서 4번을 맡기기보다 익숙한 3번에 고정시킬 생각”이라고 말했다. 3번 타자로 나서는 게 가장 익숙하지만 타순을 가리지 않고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한다는 게 노시환의 설명.
그는 “팀에서 3번 타자로 나선 만큼 편하긴 하나 단기전에서는 어느 타순이든 신경 안 쓴다. 어느 타순에 배치되든 잘할 자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류중일호는 1일 홍콩과의 첫 경기를 시작으로 아시안 게임 4회 연속 우승을 향한 도전에 나선다. 노시환은 “준비를 너무 잘했기 때문에 자신 있고 약간의 설렘과 긴장을 가지고 있다. 이제 경기를 시작하는데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