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백종인 객원기자] 부상 때문에 등판하지 못하고 있는 LG 트윈스 투수 애덤 플럿코(32)를 향한 비난이 거세다. 심지어 아내와 어린 아들까지 무분별한 험담과 저주의 대상이 되고 있다.
트윈스 팬들이 많이 이용하는 몇몇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플럿코 아내의 것으로 보이는 SNS 계정에 누군가로부터 받은 메시지(DM)와 함께, 이를 자제해달라는 요청이 담긴 멘션이 캡처된 이미지가 올라왔다.
내용은 직설적이다. ‘남편을 데리고 한국을 떠나라.’ ‘그가 트윈스 유니폼을 입은 모습조차 싫다.’ ‘역겹고, 끔찍한 워크 에식이다. 다시는 야구 하지 마라.’ ‘너희들 없어도 우리 팀은 문제없다. 한국 야구를 깔보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당신 남편은 아들 앞에서 당당한 아버지가 될 수 없다.’ 이 같은 노골적인 메시지들이다.
여기에 대해 플럿코의 아내는 이렇게 밝혔다.
‘이제껏 내가 받은 어떤 DM도 공유하지 않았다. 그러나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서 이렇게 공개한다. (여기 올린 것은 그나마 점잖은 것들이다.) 어떻게 아버지가 부상이라는 이유만으로 어린아이에게 그렇게 끔찍한 말을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이번 일과 관련해 당사자는 물론, 아내와 아들에 대한 비난과 욕설이 심각한 수준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는 코멘트다. 이어 남편에 대한 해명도 덧붙였다.
‘그는 지난 2년간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했다는 걸 LG 팬들이 알아줬으면 좋겠다. 부상은 생길 수 있다. 시기가 나쁜 경우도 있다. 팬들의 실망도 이해한다. 그러나 그것 때문에 선수와 가족에 대한 비난과 저주가 용납되는 것은 아니다. 남편은 지난 몇 주간 이 일에 대한 스트레스로 잠도 잘 못 이뤘다. 여전히 회복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우리 가족을 더 존중해 주길 바란다.’
주요 포털 사이트의 댓글 정책이 변화하고 있다. 여기에 따라 스포츠 뉴스의 댓글 창도 사라졌다. 지나친 인신공격과 욕설 등이 원인이다. 그러면서 악플의 통로가 SNS를 통한 직접적인 전달(DM)로 바뀐 지 오래다. 대상도 당사자를 넘어, 가족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플럿코가 이런 상황의 표적이 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작년 이맘때도 비슷했다. 정규 시즌 막판 부상으로 빠지게 됐고, 키움과 플레이오프 2차전에 선발 등판해 2회를 넘기지 못하고 6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1차전 승리로 기분 좋게 출발했던 LG는 결국 역전을 허용했고,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그러자 분노한 팬들이 그의 SNS에 몰려가 거칠고, 격한 반응을 쏟아냈다.
올해도 전반기에는 11승 1패로 에이스 역할을 해냈지만, 이후가 문제였다. 후반기 시작부터 몸살 증세로 로테이션을 거르고, 8월 말에는 골반 타박상 진단을 받고 한 달 넘게 마운드에서 종적을 감췄다.
이후 염경엽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구단은 빠른 복귀를 종용하고 있지만, 당사자는 미국 주치의 의견을 내세우며 망설이는 실정이다. 결국 정규 시즌 등판은 없던 일이 됐고, 포스트시즌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2년째 반복되는 일에 팬들은 ‘팀을 위해 헌신하려는 마음이 없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는 것도 현실이다. 그러나 가족을 향한, 그것도 어린아이까지 대상으로 삼은 부적절한 언사는 ‘팬이라고 할 수도 없는, 도를 넘어도 한참 넘은 행동’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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