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친에서 처남과 매부 사이가 된 LG 고우석과 키움 이정후는 항저우 아시안 게임 대표팀에서 같은 유니폼을 입을 뻔했으나 이정후가 왼 발목 부상으로 빠지는 바람에 아쉽게 무산됐다.
30일(이하 한국시간) 중국 저장성 사오싱 야구장에서 열린 공식 인터뷰에 나선 고우석은 ‘이정후와 어떤 대화를 나눴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정후가 가기 전에 자신의 빈자리가 느껴지냐고 묻길래 안 느껴진다고 했다. 너무 신경 써서 그럴까 봐 그랬다. 정후가 건강하게 잘하고 오라고 해서 좋은 성적을 거둬 돌아가겠다고 대답했다”고 전했다.
도쿄 올림픽과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에서 부진과 부상으로 아쉬움을 남겼던 고우석은 이번 대회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는 “항상 대표팀 유니폼을 입을 때마다 동기 부여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지난 대회에서 부상 때문에 못 던졌기 때문에 그렇기도 하고 이번에는 아프지 않고 최선을 다해 던지고 싶다”고 했다.
또 “국제 대회에서 좋지 못한 성적을 거둔 건 사실이다. 그렇기에 늘 미안한 마음을 안고 있다. 대표팀 감독님께도 같은 마음이다. 좋지 못한 성적을 거둬 설욕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욕심이 되지 않도록 자제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사오싱 야구장 마운드의 높이는 KBO리그보다 높은 편으로 알려졌다. 이에 고우석은 “많이 높긴 한데 구장마다 마운드의 특성이 있으니 그렇게 생각하고 던지면 된다. 마운드 밑에서 수비 훈련할 때 (높다는 게) 확실히 느껴진다. 밖에서 봐도 높아 보이더라”고 밝혔다.
여느 국가대표팀과 달리 또래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기에 분위기는 좋은 편. 고우석은 “시끌벅적하다. 선수들 사이에서 편안함이 느껴진다고 할까. 또래 선수들이 많다 보니 그렇게 보인다”고 전했다.
공인구 적응과 관련해 “한국 공과 비슷해 크게 차이가 없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공에는 예민하지 않아 다행”이라고 했다.
고우석의 소속 구단인 LG는 정규 시즌 1위 확정을 눈앞에 두고 있다. 소방수로서 기쁨의 순간에 함께 하지 못하는 아쉬움도 없지 않을 듯. 이에 고우석은 “(대표팀) 유니폼을 입기 전까지 아쉬웠는데 이미 다른 유니폼을 입었기에 아쉬움을 묻어두려고 한다. 그래도 경기를 찾아보는 건 어쩔 수 없다”고 웃어 보였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