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는 2013년부터 최근 11년 중 10번이나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이 기간 유일하게 지구 우승에 실패한 게 2021년. 당시 다저스의 9년 연속 지구 우승을 저지하며 올해의 감독상까지 받았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게이브 캐플러(48) 감독이 경질됐다.
샌프란시스코는 30일(이하 한국시간) LA 다저스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캐플러 감독 경질을 발표했다. 전날(29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 패배로 포스트시즌 탈락이 확정된 뒤 이튿날 경질이 이뤄졌다. 최근 34경기에서 6승28패로 급추락한 것에 책임을 물은 것이다. 계약 기간이 1년 남은 상태에서 캐플러 감독은 샌프란시스코 지휘봉을 반납했다.
지난 2018~2019년 필라델피아 필리스 감독을 거쳐 2020년 브루스 보치 감독의 후임으로 샌프란시스코 지휘봉을 잡은 캐플러 감독은 2021년 팀을 지구 우승으로 이끌었다. 당시 시즌 최종전에서 우승을 확정하며 다저스를 1경기 차이로 따돌렸다. 구단 역대 한 시즌 최다 107승(55패)을 거두며 최고 시즌을 보냈다.
그러나 디비전시리즈에서 다저스에 2승3패로 업셋을 당했고, 지난해에는 81승81패로 지구 3위에 그치며 가을야구에 실패했다. 올해는 9월초까지 와일드카드 싸움을 했지만 시즌 막판 급격한 추락으로 5할 승률마저 좌절됐다. 캐플러 감독 대신 카이 코레아 벤치코치가 감독대행으로 이끈 이날 다저스전도 2-6으로 패했다. 78승82패가 된 샌프란시스코는 남은 2경기에 관계없이 ‘루징 시즌’이 확정됐다.
‘MLB.com’에 따르면 파르한 자이디 샌프란시스코 야구운영사장이 이날 경기를 앞두고 캐플러 감독을 만나 경질을 통보했다. 자이디 사장이 2018년 시즌 후 샌프란시스코에 온 뒤 처음으로 지겆ㅂ 선임한 감독이었고, 2021년 지구 우승 후 2년 연장 계약을 통해 2024년까지 자리를 보장하기도 했다.
자이디 사장은 “우리는 가장 중요한 순간에 최악의 야구를 했다.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내야 할 것들이 많아졌다. 우리로선 변화를 만드는 게 가장 우선이었다. 클럽하우스에서 새롭고 다른 리더십을 찾아야 한다”며 “나를 비롯해 모두가 많은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캐플러 감독 경질 배경을 밝혔다.
이어 자이디 사장은 “궁극적으로 우리는 팬들이 자랑스러워할 만한 경기력을 내놓아야 한다. 그게 나의 임무다. 솔직히 지난 몇 년간 그렇게 되지 않았고,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했다. 이 문제를 해결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지난 몇 년과 다르게 생각하면서 일을 처리해야 한다”며 팀 전체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이디 단장은 캐플러 감독과도 인연이 오래 됐다. 다저스 단장 시절부터 마이너리그 선수 육성 디렉터였던 캐플러 감독과 함께 호흡을 맞춘 인연이 샌프란시스코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성적 부진 앞에서 인연도 영원하지 않았다. 계약 기간이 남은 상태에서 자이디 사장은 과감하게 경질 카드를 뽑아들었다.
자이디 사장은 “캐플러에 대해선 사적으로나 공적으로나 부정적으로 말할 게 하나도 없다. 그는 사려 깊고 창의적이며 믿을 수 없을 만큼 열심히 했다. 야구에 대한 열정이 대단했고, 자신이 하는 일에 열정을 쏟아졌다. 그의 재임 기간 우리는 분명 최고점을 찍었다. 그렇기에 우리가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는 것이 매우 어려웠다”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