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블루제이스의 포스트시즌 진출 확정이 또 미뤄졌다. 결국 류현진(36)이 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가을야구 확정 미션을 안고 마운드에 오른다. 류현진에겐 유종의 미를 거둘 기회다.
토론토는 30일(이하 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로저스센터에서 벌어진 2023 메이저리그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홈경기를 11-4로 이겼다. 보 비셋이 4안타, 블라디미레 게레로가 3안타를 치는 등 홈런 3방 포함 장단 16안타로 타선이 폭발했다.
류현진과 순서를 맞바꿔 등판을 하루 앞당긴 선발투수 기쿠치 유세이도 6회에만 3점을 내줬지만 5이닝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4탈삼진 3실점 역투로 승리 발판을 마련했다. 시즌 11승(6패)째를 거둔 기쿠치는 평균자책점 3.86으로 정규시즌을 마쳤다.
이날 승리로 시즌 89승71패가 된 토론토는 아메리칸리그(AL) 동부지구 3위, 와일드카드 2위 자리를 지켰다. 포스트시즌 확정 매직넘버를 ‘1’로 줄인 상태에서 AL 와일드카드 4위 시애틀 매리너스의 이날 텍사스 레인저스전 경기 결과를 지켜봤다.
시애틀 경기는 토론토 현지시간으로 밤 10시10분에 시작됐다. 시애틀이 패하면 이날 가을야구를 확정할 수 있었던 토론토이지만 현지시간으로 자정을 넘어 시애틀 경기가 끝날 것으로 보여 혹시 모를 축하 파티를 기다리지 않고 귀가했다.
토론토 선수단으로선 기다리지 않길 잘했다. 가을야구 막차 탑승을 노리는 시애틀이 토론토의 가을야구 확정을 또 미뤘다. AL 서부지구 우승을 앞두고 있는 텍사스를 상대로 8-0 완승을 거둔 것이다. 3회 타이 프랑스와 조쉬 로하스의 솔로 홈런 두 방에 이어 에우제니오 수아레즈의 1타점 2루타가 더해 3-0 리드를 잡았다. 4회에는 J.P. 크로포드의 만루 홈런 포함 5득점 빅이닝으로 승기를 굳혔다.
87승73패가 된 AL 와일드카드 4위 시애틀은 3위 휴스턴 애스트로스(88승72패)와 1경기 차이를 유지하며 가을야구 희망을 이어갔다.
이에 따라 토론토의 10월1일 탬파베이전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에이스 케빈 가우스먼을 최종전까지 대기시키지 않고 와일드카드 시리즈 1차전 선발로 쓰기 위해선 1일 경기에서 무조건 가을야구를 확정해야 한다. 1일에도 확정짓지 못하면 2일 최종전에서 가우스먼을 선발로 내야 할 수도 있고, 이렇게 되면 가을야구 시작부터 꼬이게 된다. 1일 경기에 따라 가을야구 운명도 좌우될 수 있다.
토론토로선 1일 경기를 이겨 자력으로 확정짓는 게 가장 좋다. 선발투수 류현진의 부담이 크다. 하루빨리 포스트시즌 모드로 전환해야 할 토론토 입장에서 승리가 절실하다. 부담감이 크긴 하지만 류현진에겐 자신의 등판 날 가을야구 매직넘버를 다 지울 수 있는 기회다. 그동안 큰 경기를 수없이 치러본 류현진은 중압감을 견디고 다루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
포스트시즌 선발등판 가능성이 불투명한 류현진에겐 이날 경기가 어쩌면 토론토에서 마지막 등판이 될 수 있다. 토론토와 4년 8000만 달러 계약이 끝나 시즌 후 FA가 되는 만큼 좋은 모습으로 마무리해야 한다.
토미 존 수술과 재활을 거쳐 8월초 14개월 만에 메이저리그 마운드로 돌아온 류현진은 복귀 후 10경기(49이닝) 3승3패 평균자책점 3.31을 기록 중이다. 부상에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아 투구수는 90구 미만으로 관리를 받고 있다.
공백기가 믿기지 않을 만큼 안정된 투구를 이어갔지만 최근 들어선 페이스가 주춤하다. 지난달 27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 3승이 마지막 승리로 9월 들어 5경기에선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4.32를 기록 중이다. 특히 직전 경기였던 지난 24일 탬파베이전에서 4⅓이닝 7피안타(3피홈런) 3볼넷 2탈삼진 5실점으로 복귀 후 가장 부진한 투구를 했다. 그로부터 7일 만의 리턴 매치.
탬파베이에 설욕이 필요한 류현진이 팀에 가을야구 티켓을 안겨주며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까. 한국시간으로 1일 오전 4시7분 경기가 시작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