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블루제이스가 에이스 케빈 가우스먼(32)을 아끼기 위해 류현진(36)의 등판 일정을 조정했다.
캐나다매체 스포츠넷은 지난 29일(이하 한국시간) “기쿠치 유세이가 오는 30일 탬파베이와의 경기에 선발투수로 나선다. 류현진은 두 번째 경기로 등판이 연기됐다”라고 전했다.
류현진은 지난해 6월 토미 존 수술(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고 지난달 2일 볼티모어전(5이닝 4실점 패전)에서 복귀전을 치르며 약 13개월 만에 복귀하는데 성공했다. 올 시즌 10경기(49이닝) 3승 3패 평균자책점 3.31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복귀 시즌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원래 토론토는 케빈 가우스먼-호세 베리오스-크리스 배싯-류현진-기쿠치로 이어지는 선발 로테이션을 탬파베이와의 시즌 마지막 3연전에서 일부 조정했다. 류현진의 등판일을 하루 연기하고 기쿠치를 하루 먼저 등판시키기로 결정했다. 치열한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레이스와 포스트시즌 선발 로테이션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풀이된다.
토론토는 류현진과 기쿠치의 등판 일정을 조정하면서 마지막 3연전에 기쿠치-류현진-가우스먼이 등판하게 됐다. 하지만 토론토는 가능하면 가우스먼을 와일드카드 시리즈 1차전에 기용하기를 원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우스먼이 등판하는 시즌 최종전 전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해야 한다.
올 시즌 88승 71패를 기록하며 와일드카드 2위를 달리고 있는 토론토는 와일드카드 3위 휴스턴(87승 72패)에 1게임차, 4위 시애틀(86승 73패)에 2게임차 앞서있다. 토론토가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은 사실이지만 마지막 3경기 결과에 따라 순식간에 순위가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최대한 빠르게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우스먼은 올 시즌 31경기(185이닝) 12승 9패 평균자책점 3.16을 기록중이다. 토론토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에이스다. 탬파베이와 만날 것으로 예상되는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 가우스먼을 1차전 선발투수로 내세우는 것이 토론토 입장에서는 베스트 시나리오다.
부상에서 돌아온 류현진은 성공적으로 메이저리그에 복귀했지만 최근 페이스는 조금 주춤하다. 9월 성적은 5경기(25이닝) 2패 평균자책점 4.32를 기록하는데 그쳤고 지난 24일 탬파베이전에서는 4⅓이닝 7피안타(3피홈런) 3볼넷 1사구 2탈삼진 5실점으로 고전했다.
토론토는 결국 류현진보다 기쿠치를 먼저 선발투수로 기용하는 것이 포스트시즌 진출을 빠르게 확정할 가능성을 높이는 길이라고 판단했다. 물론 3연전 두 번째 경기에 등판하는 류현진의 역할도 여전히 중요하다.
류현진은 3전2선승으로 진행되는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는 등판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가우스먼을 아낄 수 있다면 토론토는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 가우스먼-베리오스-배싯 순서로 선발투수를 기용할 전망이다.
포스트시즌에서는 선발투수는 4명만 필요하다. 현재 토론토 선발 로테이션대로라면 류현진이 5선발 자리에 들어갔기 때문에 포스트시즌 선발진에서 제외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게 됐다. 다만 토론토가 디비전 시리즈에 진출한다면 기쿠치를 불펜투수로 기용하고 류현진이 선발투수로 나설 가능성도 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류현진이 10월 1일로 예정된 탬파베이와의 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좋은 결과를 내는 것이다. 2020년 와일드카드 시리즈 2차전(1⅔이닝 7실점 3자책 패전)부터 탬파베이를 상대로 고전하고 있는 류현진은 좋지 않은 기억을 떨쳐내고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까.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