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의 선발 자원을 살펴보면 ‘맏형’ 박세웅을 비롯해 곽빈, 원태인, 문동주, 장현석 등 우완 일색이다.
대표팀은 대만 또는 일본을 상대로 좌완 선발을 내세울 예정이었으나 이의리와 구창모가 최종 엔트리에 승선하지 못하는 바람에 우완 선발의 비중이 더욱 커졌다. 류중일 감독은 곽빈(두산)과 문동주(한화)의 활약을 기대했다.
배명고를 졸업한 뒤 2018년 두산에 입단한 곽빈은 올 시즌 22경기에서 11승 7패(평균자책점 2.97)를 거두며 데뷔 첫 두 자릿수 승리 달성은 물론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다. 160km에 육박하는 광속구가 주무기인 2년 차 문동주 또한 8승 8패 평균자책점 3.72로 신인왕 유력 후보로 꼽힌다.
이들은 26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국군체육부대(상무)와의 연습 경기에서 완벽투를 선보이며 류중일 감독을 미소 짓게 했다. 대표팀 선발로 나선 곽빈은 3이닝 3피안타 1사사구 1탈삼진 무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꽁꽁 묶었다. 문동주는 상무 선발로 나서 3회까지 무실점(2피안타 5탈삼진) 괴력투를 뽐냈다.
류중일 감독은 “도쿄 올림픽 대표팀을 경험한 코치들은 2년 전보다 현재 선수들의 상태가 훨씬 더 좋다고 했다. 일단 투수들의 컨디션이 다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대만을 가장 경계해야 할 대상으로 지목한 류중일 감독은 곽빈 또는 문동주를 대만전 선발 카드로 활용할 뜻을 내비쳤다. “박세웅이 있지만 현재로서는 곽빈과 문동주가 에이스다. 파이널 라운드에 가면 일본이나 대만을 만날 텐데 곽빈이나 문동주가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좌완 33홀드 듀오 김영규와 최지민의 활용 방안에 대해 “6회 이후 원포인트로 쓸지, 괜찮으면 세 타자까지 맡길 생각”이라고 전했다.
투수들이 마음껏 던질 수 있도록 탄탄한 수비가 뒷받침돼야 한다. 현역 시절 명유격수 출신 류중일 감독은 “수비 훈련을 많이 했다. 서로 다른 팀 투수들과 야수들이 모였기 때문에 각 팀의 사인 플레이라든지 호흡이 다를 수밖에 없다. 대표팀 소집 후 이 부분에 대해 중점을 두고 훈련했다”고 설명했다.
그라운드 상태도 중요하다. 류중일 감독은 “인조 잔디가 새로 깔려있는 구장이기 때문에 잔디가 조금 길 것으로 예상된다. 흙 상태도 봐야 한다. 내일 훈련할 때 잘 체크할 것”이라고 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