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살 방법 찾아야 한다" 투수 코치의 직언, 받아들인 최채흥의 반성 [오!쎈 잠실]
OSEN 홍지수 기자
발행 2023.09.29 10: 40

삼성 라이온즈 6년 차 좌완 최채흥이 감격의 첫 승을 거뒀다. 힘든 시간을 잘 이겨낸 결과물이다.
최채흥은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와 시즌 마지막 맞대결에서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6피안타 4탈삼진 1볼넷 1실점(비자책점) 역투를 펼치면서 팀의 11-1 완승을 이끌며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무려 2년 만이다. 가장 마지막 승리는 상무 입대 전이었던 2021년 10월30일 창원 NC전 구원승(4⅓이닝 무실점). 선발승은 2021년 9월21일 사직 롯데전(6⅓이닝 4실점)이다. 지난 6월 12일 전역한 최채흥은 올 시즌 15번째 등판 만이며 14번째 선발 등판에서 시즌 첫 승을 거뒀다.

6회말 수비를 마친 삼성 최채흥이 기뻐하고 있다. 2023.09.28 /jpnews@osen.co.kr

경기 전 박진만 감독은 “최채흥 상무에서 꾸준히 던졌지만 퓨처스에서 집중할 시간이 없었다. 경기가 띄엄띄엄 있기 때문이다”며 “올해 마무리 캠프 때부터 체력 보완이 필요하다. 입대 전보다 직구 힘이 올라 와야한다. 그래야 장점인 변화구 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최채흥은 씩씩하게 던졌다. 게다가 1회초부터 타선이 최채흥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류지혁이 우익수 쪽 안타를 친 뒤 김현준이 우익수 오른쪽 적시 3루타를 때렸다. 이어 구자욱이 우전 적시타를 때려 삼성이 앞서갔다.
6회말 삼성 최채흥이 역투하고 있다. 2023.09.28 /jpnews@osen.co.kr
1회 홍창기를 중견수 뜬공, 박해민을 3루수 땅볼, 김현수를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2회에는 2사 1, 3루 실점 위기를 이재원을 2루수 뜬공으러 처리하며 넘겼고, 3회는 다시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최채흥은 이날 직구 최고 구속은 142km에 그쳤지만 커브 10개, 슬라이더 34개, 체인지업 19개를 적절히 섞어 던지면서 LG 타선을 제압했다. 경기 후 그는 “이렇게 어려워도 되나 싶었다. 얼마 만에 (승리를)한 건지 모르겠다”며 “사실 정말 힘들었다. 가족하고 전화도 제대로 못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내가 생각하기에도 공기 좋지 않았다. 구속이 떨어져도 힘이 좀 있어야 하는데, 힘도 없고 각도도 좋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자신감이 떨어졌었다”고 되돌아봤다.
경기 전 최채흥에게 쓴소리를 했던 박 감독은 경기 후 최채흥이 드디어 전역 이후 첫 승을 올렸는데 일단 축하하고 시즌 끝날 때까지 오늘과 같은 굳건한 모습을 계속 보여주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최채흥은 “지난 2021년에도 정말 힘들다고 생각했다. 더 힘들 수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더 힘들어서 ‘쉽게 생각하면 안 되겠다’고 마음 먹었다. 올해 많이 느끼고 있다”고 했다.
경기를 마치고 삼성 최채흥이 박진만 감독과 승리를 기뻐하고 있다. 2023.09.28 /jpnews@osen.co.kr
권오준 투수 코치는 이날 최채흥의 투구를 보고 “오늘은 공이 낮게 들어간 것이 좋았다. 낮게 들어가다 보니 변화구에 헛스윙도 유도할 수 있었다”며 “선수에게 계속 네가 스스로 살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스스로 노력한 덕분에 오늘 좋은 투구를 보여줄 수 있었다”고 칭찬했다.
최채흥은 “올해 역시 힘든 시즌이다. 나 자신에게 실망을 많이 했다. 올해 너무 안도한 듯하다. 올해 겨울 잘 준비해서 내년에는 훨씬 나은 투구를 보여주도록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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