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희를 위해서, 롯데 미래를 위해서라도…”
직설적이고 날카로운 해설로 유명한 이순철(62) SBS스포츠 해설위원이 작심하고 ‘쓴소리’를 날렸다. 그 대상은 롯데 내야수 한동희(24). 올 시즌 극도의 부진을 보이고 있는 한동희를 향해 이순철 위원이 야구 대선배로서 일침과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신랄한 비판이지만 한동희라는 선수의 가능성이 터지지 않는 것에 안타까움이 담겨있었다.
경남고 출신 우타 거포 3루수 한동희는 2018년 1차 지명으로 롯데에 입단한 거포 유망주. 데뷔 첫 해부터 1군에서 기회를 얻어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지만 지난해 개인 최다 19개의 실책으로 수비가 흔들렸고, 올해는 96경기 타율 2할1푼6리(291타수 63안타) 5홈런 30타점 OPS .576으로 타격까지 무너졌다. 6월과 8월 두 번이나 2군에 다녀왔지만 반등은 없었다.
이순철 위원은 지난 28일 사직 한화-롯데전에서 해설 마이크를 잡고 성장이 정체된 한동희에 대한 의견을 쏟아냈다. 이 위원은 4회초 수비 때 한동희의 모습을 보곤 “한동희를 위해, 롯데 미래를 위해 말하면 지금 이 모습은 한동희라고 볼 수 없다. 제 말이 한동희에게, 좋아하는 팬들에게 아프게 들릴 수 있겠지만 지금 같아선 과거 좋았을 때 모습을 찾을 수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구체적으로 한동희의 체중 증가를 지적했다. 이 위원은 “몸무게가 상당히 많이 늘어난 것처럼 보인다. 지금 몸에서 20kg 정도 감량해야 한다. 그렇다면 훈련 외에는 방법이 없다. 그러면서 수비 강화를 가져오지 않으면 본래 한동희의 모습이 나오지 않을 것이다. 제가 예언가는 아니지만 그 말은 단정할 수 있다”고 확언했다.
공식 프로필상 한동희의 신체 조건은 182cm, 108kg. 현재 정확한 체중은 알 수 없으나 움직임이 무거워 보이는 게 사실이다. 이 위원은 4회말 한동희 타석 때 “지금 이 체중을 갖고 3루수를 할 수 없다. 롯데 현실로 봤을 때 한동희가 3루를 해야 한다. 1루수는 할 사람이 많다. 한동희가 3루를 하지 않으면 롯데도 평범한 팀이 될 수밖에 없다. 3루수로 홈런 20개를 때리는 한동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위원은 “체중 감량에 실패하고 있고, 전체적인 성적도 아니다. 그 원인은 훈련 부족이라고 본다. 남들보다 더 혹독하게 수비 훈련을 해서 3루수로 주전 선수가 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롯데가 내년 시작부터 꼬이게 될 것이다”며 “지금 체중으로는 순발력도 떨어지고, 턴 동작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올 가을부터 대비를 해서 내년 시즌을 치러야 한다. 그걸 하지 않으며 올해처럼 평범하게 퓨처스를 왔다 갔다 하거나 1군에 있어도 들락날락하는 정도밖에 할 수 없다. 그러면 롯데의 내년 성적도 상당히 암울해진다”고 냉철하게 꼬집으며 비판했다.
여든이 넘어서도 여전히 야구 현장을 누비는 김성근 전 감독에 대한 이야기도 꺼냈다. 이 위원은 “야구 원로 선배 중 열정에 존경을 표하는 선배 한 분이 계시다. 김성근 감독님이다. 그 분의 야구 열정을 배워야 한다. 야구에 관해 항상 만족이 없고, 끊임없이 완벽해지기 위해 노력하신다. 우리 후배들도 그런 부분을 본받아야 한다. 자기 자신을 끊임없이 갈고닦고 채찍질하며 완벽해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건 훈련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7회 한동희가 볼넷으로 출루한 뒤에도 이 위원은 “오늘 한동희가 2번타자로 나왔지만 정상적이라면 중심타선에 있어야 한다. 타석에 나올 때마다 상대 투수들이 두려움을 갖는 존재가 되어줘야 한다”며 “제가 애타게 말해도 본인이 실천하지 않은면 의미가 없다. 정말 각고의 노력,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이야기했다.
한동희의 부활은 롯데의 미래와도 직결된다. 올 시즌 1루수로도 14경기(6선발·68⅔이닝) 나선 한동희가 8회 3루에서 1루로 포지션을 이동하자 이 위원은 “어떻게든 3루수로 만들어내야 한다. 한동희가 1루로 가면 롯데는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이렇게 해선 좋은 좋은 성적을 낼 수 없다”며 3루수로서 한동희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