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감이 떨어졌다. 커맨드로 먹고 사는 남자인 KIA 타이거즈 외국인 투수 토마스 파노니(29)의 강점이 실종됐다. 9월 충격적으로 무너지고 있다.
파노니는 28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했지만 1⅔이닝 9피안타 2볼넷 1탈삼진 6실점으로 무너지면서 3-18 대패의 책임을 피하지 못했다. 시즌 3패(5승)째를 당했다.
올해 숀 앤더슨의 대체 선수로 합류한 파노니다. 지난해에 이어 또 다시 대체선수로 합류했다. 지난해에도 안정적인 모습으로 인상을 심어줬다. 14경기 3승4패 평균자책점 2.72(82⅔이닝 25자책점)의 성적을 남겼다. 재계약을 하는 게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러나 KIA는 더 강한 공을 던지는 투수를 영입하기 위해 파노니와 재계약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앤더슨, 그리고 아도니스 메디나로 바꾼 모험과 선택은 결국 실패로 귀결됐다. 전반기 막판 KIA는 그래도 계산이 서는 파노니를 다시 불러들였다. 그리고 파노니는 기대대로 선발진에 안정감을 심어줬다. 연착륙이라고 말할 필요도 없었다. 이미 지난해 KBO리그에 적응을 한 상태였다.
NC 에릭 페디, 두산 라울 알칸타라, KT 윌리엄 쿠에바스처럼 압도적인 맛은 없었지만 꾸준하게 안정적으로 투구를 이어갈 수 있다는 게 파노니의 강점이었다. 구위보다는 커맨드로 먹고 사는 남자였고 이 커맨드는 흔들리지 않았다.
그러나 KIA에 가장 중요한 9월 들어서 파노니에게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9월 6일 두산전 6이닝 3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를 거둔 뒤 기복이 생겼다. 12일 삼성전 5⅓이닝 6피안타(1피홈런) 3볼넷 1사구 4탈삼진 7실점, 17일 두산전 5이닝 8피안타(2피홈런) 1탈삼진 5실점(4자책점)을 기록했다.
지난 22일 KT전 5⅔이닝 4피안타 1볼넷 1사구 6탈삼진 1실점으로 반등하는 듯 했지만 이날 다시 무너졌다. 단순히 스트라이크존을 찾아가는 제구 뿐만 아니라 원하는 코스에 넣는 커맨드가 떨어졌다. 생존 능력이 떨지고 있다.
이날 역시도 제구가 높았고 또 몰렸다. 원하는 코스로 들어가지 않았다. 사실 더 빨리 무너질 수도 있었지만 1회 NC의 주루플레이 미스가 나오며 한숨을 돌렸다. 1회 리드오프 손아섭에게 우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맞았고 박민우에게 우전 안타를 내주며 무사 1,3루 위기에 몰렸다. 박건우를 2루수 뜬공으로 처리했는데 이때 3루 주자 손아섭이 무리하게 홈을 노리다가 횡사를 당하며 2사 2루가 됐다. 하지만 과거의 파노니라면 넘겼을 위기였지만 최근의 파노니는 이 흐름을 잇지 못했고 실점했다. 2사 2루에서 제이슨 마틴에게 좌전 적시타를 허용했다. 1-1 동점이 됐고
2회 서호철부터 시작하는 하위 타순에게 집중타를 맞으며 위기에 몰렸고 손아섭 박민우 마틴 오영수에게 연달아 적시타를 얻어 맞으면서 강판됐다. 파노니의 KBO리그 최소이닝 강판 경기였다. 최악의 피칭이었다. 이날 부진으로 9월 평균자책점은 6.85(23⅔이닝 18자책점)으로 폭등했다.
KIA는 앞서 NC와의 더블헤더 포함 3경기에서 2승1패를 마크했다. 26일 NC 에이스 에릭 페디와의 맞대결에서 대체선발 김건국을 내고도 6-1로 승리했다. 그리고 전날(27일) 더블헤더에서는 1승1패를 나눠가졌다. 1차전에서는 팔꿈치 부상에서 돌아온 마리오 산체스가 등판했지만 5이닝 4실점으로 무너졌다. 0-7로 패했다. 그러나 이의리의 7이닝 무실점 완벽투로 더블헤더 2차전 승리를 이끌었다.
나성범과 최형우가 모두 시즌 아웃된 상황에서 치른 첫 시리즈를 우세 시리즈로 만들 수 있는 기회였다. 파노니라면 충분히 팀을 상승무드로 이끌 것 같았다. 하지만 파노니는 강점을 잃어버렸고 팀의 상승세도 꺾이게 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