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의 좌완 구세주의 복귀가 불발에 그쳤다.
구창모는 지난 27일 KIA 타이거즈와의 창원 더블헤더 1차전에 두 번째 투수로 등판했으나 부상을 호소하고 강판했다. 4-0으로 앞선 6회부터 등판해 8회 1사까지 1볼넷만 내주는 호투였다. 김호령에게 볼넷을 내주고 얼굴을 감싸며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심각한 부상을 알리는 조짐이었다.
청아병원으로 이동해 응급실에서 X-ray, CT 검진을 받은 결과 왼쪽 전완부 척골 재골절 진단을 받았다. 추석 연휴가 끝나면 재검진을 받을 예정이지만 진단결과가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남은 경기를 감안하면 제대로 활약도 못해보고 사실상 시즌을 마감한 것이다.
구창모는 3개월의 재활을 거쳐 왼팔 척골 피로골절에서 복귀했다. 지난 22일 잠실 LG전에서 선발 최성영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올라와 2⅓이닝 3피안타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최고 구속은 146km까지 찍혔다. 가을의 히든카드로 활용이 가능하다는 기대를 얻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에 뽑혔으나 부상이슈로 탈락 가능성이 제기됐다. 결국 류중일 감독은 좌완 불펜요원 김영규를 대체 카드로 뽑았다. 구창모는 팀에 남아 가을티켓 경쟁에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빌드업 과정에서 또 다시 부상으로 쓰러지면서 가을전략에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더군다나 구창모의 복귀는 가을 경쟁자들에게는 상당히 신경쓰이는 변수였다. 6이닝을 소화하는 선발투수로 빌드업이 이루어진다면 NC 선발진의 힘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난공불락의 에릭 페디, 평균자책점 2.05를 자랑하는 태너 털리에 이어 구창모까지 막강 선발라인을 내세울 수 있었다.
NC는 2위 KT와의 플레이오프 직행 경쟁을 벌이고 있다. 1.5경기차 3위이다. 구창모가 롱맨으로 멀티이닝을 소화해주어도 마운드에는 큰 힘이 될 수 있다. 포스트시즌 즈음에는 선발등판도 가능한 페이스였다. 그렇다면 플레이오프 혹은 준플레이오프 뿐만 아니라 한국시리즈에서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었다.
LG 트윈스는 매직넘버 6을 남겨 놓고 있다. 정규리그 우승과 함께 한국시리즈 직행이 유력하다. 만일 한국시리즈 상대가 구창모가 포진한 NC라면 부담스러운 승부를 펼쳐야 한다. 강력한 선발진을 넘어야 우승이 가능하다는 의미이다. 가을에 만날 가능성이 높은 KT, 두산 등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LG 대권가도에 구창모는 흥미로운 변수가 될 수도 있었다. 이제는 그 변수가 작동하지 않을 것 같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