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인생 첫 10승을 한국에서 해냈다. 메이저리그에서 한 시즌 최다 8승까지 거뒀던 한화 외국인 투수 펠릭스 페냐(33)가 마침내 10승 투수 반열에 올랐다.
페냐는 지난 27일 대전 삼성전 더블헤더 2차전에 선발등판, 6이닝 2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한화의 4-0 승리를 이끌었다. 주무기 체인지업에 슬라이더까지 날카롭게 떨어지며 삼성 타선을 제압했다. 시즌 10승(10패)째를 달성한 페냐는 평균자책점도 3.68에서 3.55로 낮췄다.
페냐는 지난 8월3일 대전 두산전에서 8승째를 거둔 뒤 6경기에서 승리 없이 5패를 당하며 평균자책점 6.32로 고전했다. 하지만 지난 21일 대전 KIA전(5이닝 4실점)에서 어렵게 9승을 달성한 뒤 이날까지 2경기 연속 승리로 10승 고지를 밟았다. 올해 한화 투수 중 유일한 10승 기록으로 페냐 개인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경기 후 페냐는 “정말 감동적인 순간이다.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확실한 것은 항상 내 뒤에서 나를 지켜주는 야수들과 덕아웃에서 파이팅을 넣어주는 모든 동료들 덕분이라는 것이다. 감사하다. 매 경기 승리하기 위해 준비하면서 노력한 것이 결실을 맺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페냐의 야구 인생에서도 10승은 첫 경험이다. 지난 2019년 LA 에인절스 시절 메이저리그에서 시즌 8승(전부 구원승)까지 거둔 페냐이지만 10승 기록은 한 번도 없었다. 마이너리그 시절부터 선발, 구원을 오가다 보니 꾸준하게 승리를 쌓을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
하지만 지난해 6월 대체 선수로 한화와 인연을 맺은 뒤 선발 자리를 확실히 보장받고 있다. 지난해 13경기(67⅔이닝) 5승4패 평균자책점 3.72로 적응력을 보이며 재계약에 성공한 뒤 올해는 한화에서 유일하게 한 번도 이탈 없이 풀타임으로 로테이션을 돌고 있다. 29경기(165이닝) 10승10패 평균자책점 3.55. 리그 전체 공동 5위인 18번의 퀄리티 스타트로 안정감을 보이며 기복이 심한 한화 선발진의 중심을 잡아줬다.
이로써 페냐는 2007년 세드릭 바워스(11승), 2015년 미치 탈보트(10승), 2017년 알렉시 오간도(10승), 2018년 키버스 샘슨(13승), 2019년 워윅 서폴드(12승), 채드벨(11승), 2020년 서폴드(10승), 2021년 닉 킹험(10승)에 이어 한화 외국인 투수로는 역대 8명째이자 9번째로 10승 투수 반열에 올랐다.
이 중 150이닝 이상 던지며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10승 투수는 2019년 서폴드(192⅓이닝 3.51), 채드벨(177⅓이닝 3.50) 2명밖에 없다. 이미 150이닝을 넘긴 페냐가 지금 페이스를 이어가면 평균자책점 3.50 아래로 10승을 거둔 최초의 한화 외국인 투수가 될 수도 있다. 양과 질에서 모두 구단 최고 외인 투수로 남을 기회다.
나아가 2019년 서폴드가 갖고 있는 한화 외국인 투수 최다 20번의 퀄리티 스타트에도 2개 차이로 가까워졌다. 남은 시즌 3경기 정도 등판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페냐는 “남은 시즌 몇 경기 남지 않았지만 매 경기 팀이 승리할 수 있도록 잘 던지고 싶다. 건강하게 시즌을 마치고 싶다”고 말했다. 내년 시즌 재계약 굳히기를 위해서라도 끝까지 좋은 투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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