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시즌 메이저리그 진출에 나설 이정후(25·키움 히아로즈)가 벌써부터 대형 선수들과 같은 ‘급’으로 묶였다. 올 겨울 특급 FA로 꼽히는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 코디 벨린저(28·시카고 컵스), 맷 채프먼(30·토론토 블루제이스)과 함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영입 후보로 지목됐다.
미국 ‘디애슬레틱’은 지난 26일(이하 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의 전력 보강과 관련한 기사를 실었다. 여기서 이정후의 이름이 나왔는데 오타니, 벨린저, 채프먼 등 메이저리그에서 검증된 FA 특급 선수들과 함께 언급됐다는 점에서 눈길을 사로잡는다.
매체는 ‘다가올 FA 시장은 투수 쪽에 더 많은 선택지가 있다. 샌프란시스코도 이들 중 몇 명을 영입하는 데 나설 것으로 보인다’며 일본 최고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오릭스 버팔로스), 소니 그레이(미네소타 트윈스) 등 특급 FA 투수들에게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샌프란시스코는 타선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더 높은 우선 순위로 보이는데 왜 투수 영입에 큰돈을 쓰려고 할까? 수요와 공급의 문제다. 스타 파워와 함께 라인업에서 꾸준히 활약해줄 수 있는 타자가 FA 시장에 얼마 없다. 중견수 벨린저, 3루수 채프먼, 지난해 KBO MVP이자 발 빠른 25세 중견수 이정후가 그들이다. 3명의 FA 선수 모두 스캇 보라스가 에이전트를 맡고 있다’며 ‘물론 오타니도 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매체는 ‘샌프란시스코가 이 선수들 중에서 한 명과 계약하더라도 한 명을 영입하는 것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샌프란시스코는 젊은 투수 자원으로 타자 영입을 위한 트레이드를 적극 탐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올 겨울 FA 시장은 예년에 비해 특급 타자가 부족하다. 팔꿈치 수술을 받아 내년 시즌 투수로 던질 수 없지만 올해 아메리칸리그 홈런왕(44개)이 유력한 오타니, 2019년 내셔널리그 MVP 출신으로 통산 178홈런의 벨린저, 통산 153홈런의 채프먼 등이 대어로 꼽히는데 이 선수들과 함께 이정후의 이름이 언급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정후는 올 시즌 85경기 타율 3할1푼9리(329타수 105안타) 6홈런 45타점 OPS .863으로 다소 부진한 성적을 냈다. 시즌 초반 타격 부진이 꽤 오래 갔고, 7월22일 사직 롯데전을 끝으로 발목 수술을 받아 시즌 아웃됐다. 3개월 재활 중이지만 이정후를 향한 미국의 관심은 끊이지 않고 있다. 올해 성적은 아쉽지만 앞서 6년간 쌓아온 실적이 있고, 25세로 젊은 나이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미국 언론에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뉴욕 양키스를 이정후와 연결하고 있지만 샌프란시스코도 빠질 수 없는 영입 후보 팀 중 하나. 지난 2월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때 매일 구장을 찾아 이정후의 타격 모습을 영상으로 담은 샌프란시스코는 시즌 개막 후에도 고위 관계자가 한국에 들어와 직접 관찰하는 등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