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LG 트윈스 최고 히트상품으로 꼽히는 유영찬이 고우석의 빈자리를 메우며 감격의 데뷔 첫 세이브를 신고했다.
LG 트윈스는 2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의 더블헤더 2차전(시즌 15차전)에서 3-0으로 승리했다.
더블헤더 1, 2차전을 독식한 선두 LG는 파죽의 4연승을 달리며 시즌 80승(2무 48패) 고지를 선점했다. 같은 시간 창원에서 NC가 KIA에 더블헤더 2차전을 내주며 매직넘버를 8에서 6으로 줄였다. 또한 이날 승리로 차명석 단장이 부임한 2019시즌부터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지었다.
유영찬은 3-0으로 앞선 9회 팀의 4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통산 139세이브를 자랑하는 마무리 고우석이 아시안게임 대표팀 차출로 자리를 비운 가운데 염경엽 감독은 경기를 끝낼 투수로 유영찬을 낙점했다. 유영찬은 앞서 더블헤더 1차전에서도 팀의 마지막 투수로 나와 1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 22구를 소화했던 터.
2경기 연속 출전 여파였을까. 선두 배정대를 2루수 땅볼로 처리한 유영찬은 평화도 잠시 김상수와 박병호에게 볼넷을 내주며 2사 1, 2루 위기를 자초했다. 1사 1루서 만난 박경수 상대로도 9구 승부 끝 간신히 3루수 파울플라이를 유도했다.
설상가상으로 타석에는 김준태가 아닌 장타력이 있는 황재균이 대타로 등장했다. 유영찬은 초구가 볼이 되면서 잠시 흔들렸지만 2구째 직구를 앞세워 황재균을 우익수 뜬공 처리했다. 경기 종료와 동시에 데뷔 첫 세이브를 올린 순간이었다.
유영찬은 경기 후 “언젠가 꼭 한 번쯤은 세이브를 해보고 싶었는데 오늘 하게 돼 기분이 좋다. 마무리로 올라간다는 생각에 책임감이 들었지만 최대한 의식하지 않으려고 했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몸에 힘이 들어가서 공이 좀 떴다. 코치님과 (박)동원이 형이 가볍게, 가볍게 가보자고 말해준 게 도움이 됐다”라고 첫 세이브를 올린 소감을 전했다.
배명고-건국대 출신의 유영찬은 2020 신인드래프트서 LG 2차 5라운드 43순위로 프로의 꿈을 이뤘다. 그러나 지난해까지 유영찬의 이름을 아는 LG 팬들은 많지 않았다. 1군 데뷔 없이 퓨처스리그만 전전하다가 최근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 의무를 이행했기 때문. 소집해제 후 퓨처스리그 성적도 12경기 1패 3홀드 평균자책점 4.50으로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유영찬은 지난해 2군 경험을 발판 삼아 올해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눈에 띄는 투구를 펼쳤다. 시범경기 기록은 5경기 1승 1홀드 평균자책점 0. 이에 힘입어 데뷔 처음으로 개막 엔트리에 승선했고, 4월 1일 KT와의 개막전에서 1이닝 무실점으로 성공적인 데뷔전까지 치렀다. 4월 한 달을 12경기 평균자책점 3.52로 마친 유영찬은 5월 초부터 홀드를 차곡차곡 쌓으며 새로운 필승조의 탄생을 알렸다.
유영찬은 올 시즌 58경기 6승 2패 10홀드 평균자책점 3.62로 LG 1위 질주에 큰 힘을 보태던 도중 첫 세이브까지 신고하며 기쁨을 더했다.
유영찬은 “많이 찾아와주신 팬분들께 감사드린다”라고 호투의 공을 팬들에게 돌리며 “항상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라고 진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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