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대체불가 3할 유격수였다.
KIA 타이거즈 주전 유격수 박찬호가 복귀해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지난 26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 9번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라인업에 이름을 넣었다. 공수에서 탄탄한 활약을 펼치며 팀의 6-4 승리를 이끌었다. 4타수1안타1타점1득점을 올리며 승리에 큰 힘을 보탰다. 공격만이 아니었다.
우선 수비에서 발군의 안정감을 보였다. 1회 무사 1루에서 박민우의 2루 땅볼때 김선빈이 송구를 잡아 정확학 빠른 송구로 발빠른 박민우를 병살플레를 성공했다. 2회2사1루에서는 서호철의 깊숙한 타구를 잡아 가볍게 2루에 뿌려 이닝을 마감했다. 4회 1사3루에서는 전진수비를 펼쳐 권희동의 땅볼을 잠시 놓쳤으나 3루 주자를 체크하며 능숙하게 타자를 아웃시키기도 했다.
6회 첫 타자 손아섭의 빗맞은 타구도 잘 잡아 안전하게 1루에 배달했다. 6-2로 앞선 7회말 수비가 압권이었다. 선두타자 권희동의 낮게 빠지는 강한 타구를 몸을 날려 캐치해냈다. 이순철 해설위원은 “상대의 의지를 꺾는 수비였다”고 극찬했다. 마틴의 솔로홈런이 터진 직후여서 안타가 되었다면 주도권을 내줄 수도 있었다는 진단이었다.
타석에서도 훌륭했다. 3회 첫 타석은 투수 땅볼, 5회 두 번째 타석은 삼진으로 물러났다. 그러나 7회 1사1,3루에서는 스퀴즈 번트에 실패했으나 풀카운트 접전끝에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적시타를 날려 4-1로 점수차를 벌렸다. 몸쪽으로 들어오느 공을 몸을 비틀며 때린 안타였다. 이후 상대 실책으로 홈까지 밟았다. KIA는 5득점 빅이닝을 만들어내며 승기를 쥘 수 있었다. 박찬호의 의지가 담긴 적시타가 귀중한 징검다리 노릇을 했다.
박찬호는 12일 대구 삼성저에서 1루에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다 왼손 네 번째 손가락 인대손상을 입었다. 타격이 되지 않아 선발출전이 불가능했다. 3할대 타격에 탄탄한 수비력을 갖추며 전날까지 12승2패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그런 박찬호가 빠지자 공수에서 큰 틈이 생겼고 흔들렸다.
타선은 리드오프가 빠졌고 대신 김도영이 나섰으나 부진했다. 1경기 8도루까지 성공했던 주루도 주춤했다. 공격에서 활로가 뚫어지지 않자 중심타선도 힘을 잃었다. 더 큰 문제는 수비였다. 김도영이 유격수로 이동하자 유격수와 3루수쪽에서 실수들이 잇따라 나오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7연패에 빠지고 말았다.
팀의 근간이 흔들릴 정도였다. 다행히 빠른 회복속도를 보여 2주만에 복귀했다. 팀은 나성범과 최형우가 부상으로 시즌을 마감해 공격력이 크게 약화됐다. 그럼에도 박찬호가 복귀해 명불허전의 공수주를 보여주며 승리를 이끌었다. 박찬호의 비중과 기대감을 새삼 느끼게 해준 복귀전이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