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호의 유일한 고교생이자 메이저리그 구단 소속의 장현석(19)이 다가오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선발진의 한 축을 담당한다.
류중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감독은 지난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상무와의 연습경기에서 취재진과 만나 ‘국대 고교생’ 장현석을 선발로 기용하겠다는 플랜을 밝혔다.
류 감독은 “일단 그 친구는 선발 쪽이다. 고등학생이라 부담 안 되는 홍콩전이나 마지막 3차전에서 활용해야할 것 같다”라며 “어린 선수라서 마운드에서 하는 걸 유심히 볼 것이다. 당연히 긴장을 많이 하겠지만 또 공이 너무 좋으면 계속 쓸 생각이다”라고 전했다.
고척돔에서 진행된 불펜피칭 또한 합격점을 받았다. 류 감독은 “불펜피칭을 봤는데 좋다. 아직 제구가 조금 높게 형성되지만 그래도 좋다. 좋으니까 미국에서 데려가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190cm-90kg의 건장한 신체 조건을 갖춘 장현석은 올해 마산용마고에서 9경기 3승 무패 평균자책점 0.93 52탈삼진의 호투 속 고교 무대를 평정했다. 최고 157km에 달하는 포심패스트볼은 물론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변화구 구사도 수준급으로 평가받는다.
장현석은 잠재력을 높이 평가받으며 지난달 메이저리그 명문 구단 LA 다저스와 계약금 90만 달러(약 12억 원)에 계약했다. 2023 KBO 신인드래프트에 참가했다면 전체 1순위 지명이 유력했지만 이를 포기하고 태평양을 건너기로 결정했다. 아울러 고교생 신분으로는 유일하게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며 큰 주목을 받았다.
장현석은 26일 상무와의 연습경기에서 마침내 베일을 벗고 첫 선을 보였다. 선발 곽빈(3이닝 무실점), 원태인(2이닝 무실점)에 이어 3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1이닝 2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뽐내며 선배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장현석은 등판과 함께 154km 강속구를 앞세워 첫 타자 김지찬을 2루수 땅볼 처리했다. 이어 강속구와 변화구의 절묘한 완급조절을 이용해 김동헌과 천성호를 연달아 삼진 처리,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19세라는 어린 나이에 성인대표팀에 승선한 이유를 유감없이 뽐낸 한판이었다.
막내의 묵직한 돌직구를 직접 본 선배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경기 후 만난 문동주는 “깜짝 놀랐다. 던지는 거 처음 봤는데 변화구를 비롯해 모든 면에서 다 좋았다”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성인대표팀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치른 장현석은 “일단 컨트롤이 나쁘지 않았고 스피드도 괜찮았는데 한, 두 개 빠지는 게 조금 많이 아쉬웠다”라고 자평하며 “인생 첫 국가대표가 선배님들과 함께하는 큰 대회다.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가장 좋을 것 같다. 감독님께서 믿고 올려주신다면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남다른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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