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형 SSG 랜더스 감독이 거듭 “자신있게 던져야 한다”며 투수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SSG는 올해 LG 트윈스와 2강으로 분류되기도 했지만 2위에서 3위, 4위, 5위까지 밀려났다. 6위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SSG는 26일 현재 6위 KIA 타이거즈에 0.5경기 앞서 있다. 치열한 5위 경쟁을 벌이는 중이다. 4위 두산 베어스는 3경기 차이로 멀어져 있다.
그런데 치열한 순위 싸움 중에 악재가 발생했다. 외국인 투수 커크 맥카티가 부상으로 시즌 아웃됐다. SSG는 지난 25일 1군 엔트리에서 3명을 말소했다. 맥카티를 비롯해 잠수함 투수 박종훈, 2년 차 우완 신헌민이 제외됐다. 맥카티는 내복사근 손상으로 이탈했다.
지난 23일 문학 롯데전에 선발 등판한 맥카티는 2이닝만 던지고 내려갔다. 수비를 하다 오른쪽 복사근에 통증을 느껴 선수 보호 차원으로 교체됐는데, 25일 검진 결과 내복사근 손상으로 2주간 안정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았다.
남은 정규시즌을 맥카티 없이 치러야 한다. 외인 1선발 노릇을 하던 맥카티가 없다. 외국인 투수 로에니스 엘리아스, 김광현, 문승원, 오원석, 송영진이 선발 로테이션을 돌면서 순위 싸움을 이끌어야 한다.
문제는 선발진이 불안하다는 것이다. 지난해 KBO 최초 정규시즌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에 한국시리즈 정상까지 오른 SSG가 올해 애를 먹고 있다. 전반기에는 불펜진이 뒤를 잘 막아주면서 버텼지만, 후반기 들어 승리보다 패배가 더 많게 됐다.
선발진이 무너지니 불펜진도 과부하가 걸렸다. 선발진이 힘을 내줘야 한다. 그래야 순위 싸움을 할 수 있다. 투수들의 기량 문제는 아니다. 구속이 뚝 떨어진 것도 아니다. 김 감독은 문제의 원인을 멘탈로 보고 있다.
불펜에서 연습 투구를 할 때면 모두 “좋은 공을 던진다”고 한다. 하지만 경기 중 마운드에 오르기만 하면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한다. 볼만 던지다가 위기를 자초하고 실점이 이어진다. SSG 팀 평균자책점은 4.49로 리그 10개 팀 중 9번째다. 볼넷이 압도적으로 많은 557개다.
김 감독은 시즌 내내 “얻어맞아도 좋으니 과감하게 승부를 해라”라고 강조한다. ‘너무 많은 생각을 하지 말아라’, ‘단순하게 생각하고 던져라’, ‘홈런 내줬다고 뭐라 하지 않을 테니 승부를 해라’라고 거듭 강조한다. 하지만 소용이 없다.
김 감독은 “물론 야구가 쉽지는 않다. 오늘 잘 되다가 내일은 안 될 수 있는게 야구다. 하지만 마운드에서 왜 많은 생각을 하고 공을 던지는가. 너무 어렵게 투구를 한다. 마운드에서 너무 많은 생각을 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한다.
“연습 때 생각을 하고 몸으로 익힌 뒤, 경기 중에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이라고 김 감독은 말한다. 모두 훈련 열심히 하고, 이미지 트레이닝도 한다. 거기까지 고민을 끝내고 실전에서는 몸이 반응하는대로, 몸에 익힌대로 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
외국인 투수 엘리아스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엘리아스는 에니 로메로 대신 대체 선수로 합류해 18경기에서 6승 6패, 평균자책점 3.25를 기록하고 있다. 시즌 첫 등판에서 5이닝 3실점 후 3경기 연속 7이닝 호투를 벌였다.
이후 4실점, 6실점을 하는 날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꾸준히 제 몫을 해줬다. 얻어맞는 날에는 3실점 이상을 할 때도 있었지만 꾸준히 5이닝 이상 책임졌다. 컨디션이 좋은 날에는 8이닝 1실점, 8이닝 무실점 투구도 했다.
김 감독은 “엘리아스는 피안타율도 높다. 하지만 얻어맞는 거에 개의치 않고 자기 공을 던진다. 구종이 다양한 선수는 아니다. 하지만 자신의 공을 믿고 ‘쳐 볼테면 쳐봐’라는 식으로 던진다. 결과가 안 좋은 다음에도 하던 대로 한다”라고 추켜세웠다. 어느 부분에서는 다른 투수들이 배워야 할 점을 짚은 것이다.
엘리아스는 팀 내에서 맥카티(.252), 김광현(.262)보다 피안타율이 높았다. 엘리아스의 피안타율은 .272. 그럼에도 엘리아스가 높게 평가를 받고 있다. 김 감독은 “얻어맞고, 홈런 내주면서 자신감이 떨어질 수도 있는데, 늘 하던대로 한다”고 좋은 점을 살폈다
김 감독은 “구속 140km, 150km 나오는 게 문제가 아니다. 1군에 있는 선수들이 아닌가. 다 기량은 인정을 받은 선수들이다. 경험 많은 베테랑도 있다. 자신의 공을 믿고 던졌으면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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