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탬파베이 레이스전 조기 강판 여파일까. FA를 앞둔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이 현지 언론으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류현진의 영입을 원하면 막진 않겠지만 그보다 더 좋은 투수를 찾는 게 나을 것이란 냉정한 진단이 나왔다.
미 프로스포츠 팬 칼럼니스트 사이트 ‘팬사이디드’에서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소식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럼번터’는 지난 26일(이하 한국시간) “피츠버그는 선발투수 보강을 위해 국제 자유계약선수 시장 쪽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 다가오는 오프시즌이 바로 그 적기다”라고 주장했다.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4위(74승 82패)의 피츠버그는 올해도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됐다. 탈락 요인 중 하나는 부실한 선발진이었다. 내셔널리그에서 선발투수 평균자책점이 11위(4.90), 선발승이 9위(43)로 모두 하위권에 머물러 있는 상황. 10승 투수는 13승을 기록 중인 미치 켈러가 유일하며, 9승의 요한 오비에도가 그 뒤를 따르고 있다.
선발 보강 필요성이 대두된 가운데 영입 후보 중 1명으로 류현진이 언급됐다. 그러나 류현진과 배지환이 내년 시즌 한솥밥을 먹을 가능성은 상당히 낮아 보인다.
매체는 “소니 그레이, 블레이크 스넬 등을 제외하면 영입 후보군의 수준이 빠르게 중하위권으로 내려간다. 마에다 겐타, 마이클 로렌젠, 류현진 등의 영입을 추진한다고 하면 막진 않겠지만, 그들보다 더 높은 퀄리티의 선발 옵션을 찾으면 좋을 것 같다”라는 시선을 드러냈다.
지난달 초 팔꿈치 수술에서 돌아온 류현진은 의지의 사나이라는 별명과 함께 연일 안정적인 투구를 펼쳤지만 최근 등판이었던 24일 탬파베이 원정에서 4⅓이닝 7피안타(3피홈런) 4사사구 2탈삼진 5실점 난조를 보였다. 평균자책점이 2.62에서 3.31로 치솟았고, 9월 5경기서 무려 홈런 6방을 맞으며 장타 허용에 대한 불안감을 가중시켰다. 현지 언론의 시선 또한 24일 경기를 기점으로 물음표가 많아진 모습이다.
더 큰 굴욕은 ‘럼번터’가 류현진보다 퀄리티가 높은 투수로 아직 메이저리그를 밟지도 못한 일본인 투수 이마나가 쇼타와 야마모토 유시노부를 꼽았다는 점이다. 이마나가의 소속팀인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는 이달 초 이마나가의 포스팅을 전격 허락했고, 야마모토의 경우 열흘 전 일본인 메이저리거를 대거 거느리고 있는 조엘 울프를 협상 대리인으로 선정했다.
럼번터는 “물론 이마나가, 야마모토가 거물로 평가받지만 피츠버그는 다가오는 오프시즌 미국 무대 진출을 노리는 또 다른 투수들을 살펴볼 필요도 있다. 토고 쇼세이, 타이라 카이마, 다카하시 히로토, 타네이치 아츠키 등도 메이저리그 도전 의사를 밝힌 선발투수들이다”라며 “피츠버그는 최고의 국제 자유계약선수와 계약할 기회를 잡아야 한다. 이는 다른 FA를 잡거나 트레이드를 하는 것보다 더 나은 길이 될 수 있다”라고 제언했다.
물론 매체가 피츠버그 구단에 추천한 국제선수 명단에 류현진의 이름은 없었다. 이마나가, 야마모토 등 이제 막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선수들에 밀리며 적지 않은 나이와 냉혹한 현실을 실감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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