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600타석 옵션을 다 채우며 가욋돈으로 무려 100만 달러(약 13억5000만원)를 챙겼다. KBO리그 신규 외국인 선수 상한액을 보너스로 받을 만큼 메이저리그의 인센티브 규모는 차원이 다르다.
김하성은 지난 26일(이하 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에 5번타자 3루수로 선발출장, 4타수 무안타로 물러났지만 시즌 601타석(601)을 돌파했다. 이에 따라 김하성은 올해 타석 인센티브 100만 달러를 모두 챙겼다. 풀타임 주전으로 큰 부상 없이 꾸준한 활약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한 가외 수입이다.
지난 2021년 1월 샌디에이고와 4+1년 보장 2800만 달러, 최대 3900만 달러에 계약한 김하성은 매 시즌마다 타석에 따른 인센티브 조건을 넣었다. 400타석을 기준으로 600타석까지 50타석당 단계별로 금액이 누적되는 형식. 400타석시 10만 달러, 450타석시 20만 달러, 500타석시 20만 달러, 550타석 25만 달러, 600타석시 25만 달러로 최대 100만 달러까지 추가로 받을 수 있는 조건이다.
백업 선수였던 2021년 첫 해에는 117경기 298타석으로 인센티브를 한푼도 받지 못한 김하성. 하지만 주전 유격수로 자리잡은 지난해 150경기 582타석으로 75만 달러를 추가로 챙겼는데 올해는 600타석 조건을 완전히 충족하며 100만 달러를 다 받게 됐다. 기본 연봉 700만 달러에 인센티브 100만 달러를 더해 올해 수입이 총 800만 달러(약 108억원)로 증가했다.
김하성은 올해 샌디에이고의 157경기 중 147경기를 뛰었다. 10경기만 결장했다. 움직임이 많은 2루수로 주로 뛰면서 팀 내 최다 36도루를 기록, 공수에서 체력 소모가 컸지만 풀타임 시즌을 소화했다. 경기 중 아찔한 부상 순간들도 발생했지만 놀라운 회복력으로 공백을 줄였다. 지난주 원인 모를 복통으로 4경기 연속 결장한 게 가장 긴 공백이었다.
올 시즌 타율 2할6푼4리(516타수 136안타) 17홈런 58타점 83득점 73볼넷 119삼진 출루율 .356 장타율 .405 OPS .761로 타격에 확실히 눈을 뜬 김하성은 6월 중순부터 1번타자로 자리매김하면서 타석수를 빠르게 쌓았다. 601타석 중 절반이 넘는 335타석이 1번 타순이었다.
이로써 김하성은 추신수(SSG 랜더스)에 이어 한 시즌 600타석을 넘긴 역대 두 번째 한국이 메이저리거가 됐다. 추신수는 2009년(685타석), 2010년(646타석), 2012년(686타석), 2013년(712타석), 2015년(653타석), 2017년(636타석), 2018년(665타석), 2019년(660타석) 등 모두 8시즌이나 600타석 이상 들어섰다.
일본인 메이저리거로 범위를 넓혀도 스즈키 이치로(12시즌), 마쓰이 히데키(4시즌), 후쿠도메 고스케(2시즌), 이구치 타다히토, 이와무라 아키노리, 아오키 노리치카(이상 1시즌) 등 6명만이 시즌 600타석을 넘겼다. 올해 스즈키 세이야(시카고 컵스), 요시다 마사타카(보스턴 레드삭스)는 각각 560타석, 563타석을 소화했는데 잔여 시즌 6경기밖에 남지 않아 600타석을 넘기 어려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