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홈런과 138타점을 기록한 핵심 타자 2명의 공백을 극복했다. KIA는 인간의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자연재해’의 힘을 가졌다고 불리는 NC 에릭 페디의 20승 제물이 되는 것을 거부했다. KIA의 하위타선이 대각성 하면서 위기를 극복했다.
KIA는 26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6-3으로 극적인 승리를 거두면서 5할 승률이 무너지는 것을 막았다. 62승61패1무를 마크하면서 5위 SSG와 승차를 0.5경기 차이로 다시 좁혔다.
KIA는 악재가 거듭해서 발생하면서 최대 위기에 빠졌다. 나성범이 지난 19일 광주 LG전에서는 나성범이 주루플레이 도중 우측 햄스트링 근육 손상 부상을 당했고 최대 12주 결장 진단을 받았다. 시즌 아웃이었다. 그리고 지난 24일 광주 KT전에서는 최형우가 1루에서 박병호의 발에 걸려 넘어지면서 좌측 쇄골 분쇄골절 및 견쇄관절 손상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이후 26일 오전, 구단 지정병원인 광주 선한병원에서 쇄골 고정술을 받았다. 재활까지 4개월. 역시 시즌 아웃이었다.
나성범과 최형우는 올해 KIA 타선의 핵이었다. 나성범은 시즌 초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다녀온 뒤 종아리 근육 손상 부상을 당했고 6월 23일에서야 시즌 첫 경기를 치렀다. 이후 나성범은 괴력으로 리그를 압도했다. 58경기 타율 3할6푼5리(222타수 81안타) 18홈런 57타점 OPS 1.098의 기록을 남겼다. 6월 23일 이후 리그 기록은 MVP급이었다. 타율 2위, 홈런 공동 1위, OPS 1위의 성적이었다.
최형우는 꾸준했다. 121경기 타율 3할2리(431타수 130안타) 17홈런 81타점 OPS .887의 성적을 기록 중이었다. 불혹의 나이였지만 최형우의 꾸준함과 임팩트, 클러치 능력을 팀 내에서 따라올 선수가 없었다. 사실상 KIA 타선의 정신적 지주였다.
도합 35홈런 138타점, 팀 타선을 떠받드는 존재들이 사라졌다. 이들의 공백을 어떻게 채워야 하는지가 중요했다. 이날 NC전이 첫 시험대였다. 김종국 감독은 착잡할 수밖에 없었다. 경기 전 김종국 감독은 “장타력이나 타격 면에서 힘들겠지만 이창진, 이우성, 고종욱 등 다른 선수들이 십시일반 해서 힘을 내줘야 할 것 같다. 또 소크라테스도 중심에서 해줘야 할 역할이 많아진 것 같다”라면서 “이제는 작전이나 주루 쪽에 더 신경을 쓰고 스피디한 선수들도 적극적으로 뛰고 작전이 나올 수 있도록 준비를 하자고 얘기를 했다. 홈런 나올 상황이 많이 없어졌는데 남은 20경기 우리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서 끝까지 잘해보려고 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두 선수 없이 치른 첫 경기. 남은 선수단은 최형우와 나성범의 유니폼을 걸어놓고 함께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했다. 두 선수로 결속력을 더욱 다졌다.
사실 이날 경기의 조건들은 모두 KIA에 불리했다. 일단 KIA는 대체선발 김건국이 등판하는 날이었다. 반면 NC는 20승에 도전하는 리그 최강의 에이스인 에릭 페디가 등판했다. 하지만 김건국이 대등하게 싸웠다. 4⅔이닝 1실점 역투를 펼치며 NC 타선을 억제했다. 그리고 타선도 페디를 상대로 점수를 뽑아냈다. 김종국 감독이 말했던 고종욱, 소크라테스가 포진한 중심타선에서 기회를 창출했고 득점까지 나왔다. 스피드한 야구도 득점에 한 몫했다.
7회부터 KIA 타선은 각성했다. 김종국 감독이 분발을 바랐던 소크라테스가 선두타자로 등장해 좌전 안타로 출루했다. 이후 김선빈의 우전안타로 무사 1,3루 기회를 만들었다. 소크라테스는 2루에 만족하지 않고 3루까지 전력질주했다. 이후 이우성이 중전 적시타를 뽑아내면서 2-1로 리드를 잡았다.
벤치는 변우혁 대신 박정우를 내세워 작전야구를 펼쳤다. 계속된 무사 1,2루에서 희생번트 작전을 성공시켰다. 1사 2,3루 기회가 이어졌다. 결국 벤치의 판단이 빅이닝으로 이어졌다. 1사 2,3루에서 김태군, 박찬호의 연속 적시타로 4-1로 달아났다. 그리고 고종욱의 2루수 땅볼 때 NC 박민우의 1루 송구 실책이 나오며 2점을 추가, 승기를 굳혔다.
7회말 제이슨 마틴과 서호철에게 홈런포 2방을 허용했지만 끝내 승리를 지켰다. 6-4의 승리로 반전의 모멘텀을 마련했고 5위 SSG와 승차를 0.5경기 차이로 다시 줄였다.
경기 후 김종국 감독은 대체선발 김건국과 타선의 응집력을 칭찬했다. 경기 후 김종국 감독은 “상대팀의 에이스가 등판하는 만큼 어려운 경기가 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김건국이 5회까지 대등한 경기 양상을 만들어주면서 오늘 경기를 승리할 수 있었다. 비록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본인의 역할을 100% 수행해줬다”라면서 김건국을 칭찬했고 이어 “불펜진도 실점은 있었지만 각자 역할을 잘해줬고, 특히 8회말 위기상황에서 아웃카운트 4개를 책임진 정해영의 역할이 컸다”라면서 불펜진의 공로도 잊지 않았다.
또한 “공격에서는 7회초의 집중력이 돋보였다. 소크라테스와 김선빈의 연속안타 이후 이우성이 귀중한 결승타를 때려냈고, 김태군과 박찬호의 연속 적시타가 이어지면서 빅이닝에 성공할 수 있었다. 치고달리기, 희생번트 등 밴치의 작전을 제대로 수행해준 점을 칭찬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오늘 경기는 특정선수 할 것 없이 그라운드에 뛴 모든 선수들이 만들어낸 승리다. 앞으로도 힘든 일정이 이어지겠지만 오늘처럼 최선을 다 해주길 바란다”라고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한편 KIA와 NC는 27일 더블헤더를 치른다. 1차전 선발 투수는 KIA 마리오 산체스, NC 송명기로 예고됐다. 2차전은 KIA 이의리와 NC 태너 털리가 준비한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