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가 주축 타자 2명의 공백을 극복했고 리그 최강 에이스의 20승 도전을 무산시켰다.
KIA는 26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6-4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KIA는 최근 10경기 1승9패의 침체기를 극복했다. 2연패도 탈출했다. 시즌 62승61패2무로 5할 승률이 무너지는 것은 막았다.
NC는 68승56패 2무에 머물렀다. 2위 KT를 추격하고 4위 두산을 뿌리치려고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KIA는 이창진(우익수) 고종욱(지명타자) 김도영(3루수) 소크라테스(중견수) 김선빈(2루수) 이우성(좌익수) 변우혁(1루수) 김태군(포수) 박찬호(유격수)가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최형우와 나성범의 시즌아웃 공백이 여실히 드러나는 라인업이었다.
NC는 선발 투수로 20승에 도전하는 에릭 페디가 나섰다. 손아섭(지명타자) 박민우(2루수) 박건우(우익수) 마틴(중견수) 권희동(좌익수) 오영수(1루수) 서호철(3루수) 안중열(포수) 김한별(2루수)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24일 두산전 헤드샷을 맞았던 서호철은 코뼈 골절 진단에도 엔트리 말소 없이 이날 선발 출장했다. 투혼의 선발 출장이었다.
역대 22번째 20승을 향해서…그런데 행운이 다 빗겨나간다
지난달 31일 광주 KIA전 3이닝 8피안타 3볼넷 3탈삼진 7실점으로 시즌 최악의 피칭을 펼쳤던 페디였다. 페디 입장에서는 복수심에 불타고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날 승리를 하게 되면 KBO리그 역대 22번째 20승 투수가 될 수 있었다. 아울러 NC 구단 한 시즌 최다승(19승) 기록도 갈아치울 수 있었다. 2015년 에릭 해커, 2020년 드류 루친스키가 19승을 기록한 바 있다.
KIA 행운의 선취점, 대체선발 김건국의 혼신투…경기가 묘하게 흘러간다
KIA 타선은 페디에게 틀어막혔다가 4회 1사 후 고종욱이 좌중간 2루타를 때려내며 혈을 뚫었다. 첫 안타로 득점 기회까지 얻었다. 이어진 1사 2루에서는 김도영의 빗맞은 타구가 중견수 앞에 뚝 떨어지며 1사 1,3루 기회가 만들어졌다. 이후 소크라테스가 빗맞은 땅볼을 때렸는데 1루수 방면으로 향했고 야수선택이 만들어지면서 선취점을 뽑았다. 퍼펙트 행진을 깨뜨린 이후 곧바로 득점까지 성공했다. 비록 계속된 1사 1,3루 기회에서는 김선빈이 병살타로 물러났다. 하지만 리그 최고 투수 페디를 상대로 선취점을 뽑아낸 것은 의미가 있었다.
마운드에서는 더블헤더 일정으로 경기를 치러야 하는 상황에서 대체선발로 나선 김건국이 혼신의 역투를 펼쳤다. 올 시즌 4경기(3선발) 승리없이 8.31(8⅔이닝 8자책점)을 기록 중이었다. 2021년 롯데에서 방출된 이후 1년 간 야인 생활 끝에 다시 선수생활 기회를 잡은 김건국은 이날 페디와의 매치업에서 밀리지 않는 혼신의 역투를 펼쳤다.
1회 선두타자 손아섭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했지만 박민우를 2루수 병살타로 돌려세워 1회를 넘겼다. 2회에도 2사 후 오영수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지만 서호철을 유격수 땅볼로 유도하며 2회를 넘겼다. 3회는 삼자범퇴 이닝.
4회초 팀이 페디를 상대로 선취점을 뽑아줬다. 그러나 김건국은 곧바로 동점을 허용했다. 4회말 선두타자 박민우에 중전안타, 이후 박건우에게 중견수 키를 넘기는 적시 2루타를 허용해 곧바로 1-1 동점이 됐다. 하지만 계속된 무사 2루를 추가 실점 없이 틀어막았다. 그리고 5회 2사까지 자신의 임무를 마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4⅔이닝 5피안타 2탈삼진 1실점, 투구수 71개. 경기 전 김종국 감독은 “더블헤더가 있어서 불펜데이가 쉽지 않다. 대체선발들이 최소 4이닝은 버텨주면 팀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라고 했다. 김건국은 사령탑의 기대에 완벽하게 부응하는 혼신투를 펼쳤다.
페디가 사라지자 요동친 7회…KIA 나성범 최형우 없이 혼신의 빅이닝
NC 페디는 6이닝 3피안타 무4사구 8탈삼진 1실점의 역투를 펼치고 내려갔다. 투구수는 94개. 위력적이었지만 그래도 KIA 타선은 페디를 물고 늘어지면서 7회까지 나서는 것은 막았다. 노디시전. 페디가 7회에 내려가자 KIA 타선은 곧바로 반응했다. NC는 두 번째 투수로 류진욱이 마운드에 올랐다.
KIA는 류진욱을 두들겼다. 선두타자 소크라테스의 좌전안타, 김선빈의 우전안타로 무사 1,3루 기회를 잡았다. 그리고 이우성의 중전 적시타로 2-1의 리드를 다시 잡았다. 대타 박정우의 보내기번트로 1사 2,3루 기회를 만들었고 김태군의 중전 적시타로 1점을 더 추가했다. 기회는 계속됐다. 1사 1,3루에서 박찬호가 우전 적시타를 때려냈다. 이창진의 3루수 땅볼로 2사 2,3루 기회가 이어졌고 고종욱의 2루수 땅볼 때 1루 송구 실책이 나오면서 주자 2명이 홈을 밟았다. 박민우가 고개를 떨궈야 했다.7회에만 5득점에 성공하며 6-1로 점수 차를 벌렸다.
KIA 불펜 총력전…NC의 뒤늦은 추격전 실패
KIA는 김건국의 뒤를 이어서 불펜들을 총동원했다. 김대유(⅔이닝) 장현식(1이닝) 이준영(⅓이닝) 임기영(⅓이닝) 등을 투입했다. 리드를 지키기 위해 총력을 다했다. 그러나 NC는 뒤늦게 반격했다. NC는 7회말 선두타자 마틴이 장현식의 146km 패스트볼을 걷어올려 우월 솔로포를 터뜨렸다. 시즌 15호 홈런.
그리고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등장한 서호철이 임기영의 128km 슬라이더를 받아쳐 좌월 솔로포를 터뜨렸다. 헤드샷에 맞고 코뼈가 골절됐던 24일 두산전에 이어 2경기 연속 홈런. 시즌 4호. 3-6까지 따라 붙었다.
8회초를 앞둔 9시 8분부터 18분까지는 잠시 거세진 빗줄기로 우천 중단이 되기도 했다. 8회말 NC는 선두타자 김한별이 14구 승 부 끝에 우전안타로 출루하며 기회를 만들었다. 하지만 KIA는 전상현과 정해영을 총동원해서 NC의 추격 흐름을 저지했다.
NC는 9회 마무리 정해영을 상대로 권희동의 좌전안타, 오영수의 좌중간 2루타로 무사 2,3루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박대온의 2루수 땅볼로 1점만 뽑아내는데 그쳤다. 이날 KIA는 6명의 불펜을 동원해서 승리를 지켜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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