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최지만(32)이 이적 후 33타석 연속 무안타 침묵에 빠졌다. 잘 맞은 타구들도 야수 정면으로 향하는 등 운도 따르지 않는다. 어쩌면 안타 없이 샌디에이고 생활을 마감해야 할지도 모르게 됐다.
최지만은 2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에 6번타자 1루수로 선발출장,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운이 없는 경기였다. 샌프란시스코 우완 선발 로건 웹을 맞아 2회 첫 타석에서 7구째 체인지업을 잘 밀어쳤다. 타구 속도 105.2마일(169.3km)로 좌전 안타가 될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수비 시프트로 3유간에 자리한 샌프란시스코 3루수 타일러 피츠제럴드 정면으로 가면서 땅볼이 됐다.
4회에도 웹의 5구째 몸쪽 체인지업을 공략한 최지만. 이번에도 타구 속도 101.3마일(163km)로 빨랐지만 1루수 J.D. 데이비스의 호수비에 잡혔다. 데이비스가 백핸드로 숏바운드를 처리한 뒤 1루 커버를 들어온 투수 웹에게 토스하면서 또 땅볼 아웃.
7회에는 외야로 타구를 보냈다. 웹의 체인지업을 밀어쳐 타구 속도 99.9마일(160.8km) 속도를 만들어냈지만 좌익수 루이스 마토스 정면으로 갔다. 뜬공 아웃. 안타 확률 53% 타구마저 최지만을 외면한 순간이었다.
9회 1사 2,3루 찬스에서 1루 땅볼로 물러난 최지만은 시즌 타율이 1할5푼5리(97타수 15안타)까지 떨어졌다. 2016년 빅리그 데뷔 후 가장 낮은 타율이다. 최지만의 가장 최근 안타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소속이었던 지난 7월30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전으로 거의 두 달이 다 되어간다.
지난달 2일 트레이드 마감을 앞두고 최고령 투수 리치 힐과 함께 피츠버그에서 샌디에이고로 넘어온 최지만은 이적 후 13경기에서 33타석 동안 안타가 없다. 볼넷 7개, 몸에 맞는 볼 1개, 희생플라이 1개로 1타점을 올렸지만 24타수 무안타 침묵에 빠져있다. 이제 샌디에이고도 5경기밖에 남지 않았는데 최악의 경우 최지만은 안타 없이 샌디에이고 생활을 마무리할 수도 있다.
올 시즌을 끝으로 FA가 되는 최지만은 샌디에이고 잔류 가능성이 극히 낮다. 내년 팀 연봉 줄이기에 나설 샌디에이고는 FA로 풀릴 블레이크 스넬, 조쉬 헤이더와도 이별이 기정사실로 여겨지고 있다. 26일 지역지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도 ‘트레이드 데드라인에 영입된 개럿 쿠퍼, 리치 힐, 최지만도 팀을 떠나게 될 것이 확실시된다’고 전망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5년간 몸담은 탬파베이 레이스를 떠나 피츠버그로 트레이드된 최지만은 연이은 부상과 악재로 최악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피츠버그 소속이었던 4월 중순 왼쪽 아킬레스건 염좌로 부상자 명단에 올라 3개월 가까이 결장했고, 샌디에이고 이적 후에도 2주 만에 왼쪽 갈비뼈 염좌로 한 달 넘게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