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최고의 출루 머신으로 군림한 조이 보토(40)와 신시내티 레즈의 17년 동행도 끝이 보인다. 보토는 은퇴보다 현역 연장에 미련이 남아있지만 뜻을 이룰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보토는 지난 25일(이하 한국시간) 홈구장 그레이트아메리칸볼파크에서 열린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전에 6번타자 1루수로 선발출장했다. 보토가 2회 첫 타석에 들어서자 3만1191명의 홈 관중들이 일제히 기립 박수를 보냈다. 보토가 타임 요청 후 타석에서 물러나 헬멧을 벗어 답례했지만 1분 넘게 환호가 이어졌다. 보토가 “타석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한 뒤 헬멧을 쓴 뒤에야 기립 박수가 멈췄다.
이날은 신시내티의 올 시즌 마지막 홈경기. 신시내티 홈팬들이 보토를 볼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경기였다.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5위로 아직 가을야구 희망이 살아있지만 잔여 5경기에서 2.5경기 차이를 극복하기가 쉽지 않다. 보토는 올해 신시내티와 10년 2억2500만 달러 연장 계약의 마지막 보장 시즌이다.
내년 연봉 2000만 달러 계약은 구단 옵션으로 실행 가능성이 극히 낮다. 어쩌면 보토의 마지막 시즌이 될지도 모르는 상황. 신시내티 홈팬들은 2007년 데뷔 후 17년간 한 팀에만 몸담아온 프랜차이즈 스타를 향해 뜨거운 기립 박수로 예우를 갖췄다. 8회 마지막 타석에서 중전 안타를 친 보토는 덕아웃에 들어오면서 또 한 번 환호를 받았다. 커튼콜로 다시 팬들에 답례했다.
‘MLB.com’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경기 후 보토는 “거의 울 뻔 했다. 경기에 집중하느라 울지는 않았지만 내게 정말 멋지고 특별한 순간이었다”며 “압도적이고 겸허하게 만드는 경험이었다. 어떻게 하면 경기력으로 보답할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오늘 이겨서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이날 신시내티는 4-2로 역전승하며 4연패를 끊었다.
지난 2007년 데뷔한 보토는 올해까지 17년간 신시내티에서만 뛰며 통산 2053경기 타율 2할9푼5리 2135안타 356홈런 1144타점 1362볼넷 출루율 .409 장타율 .511 OPS .921을 기록 중인 레전드. 2010년 내셔너릴그 MVP, 올스타 6회, 출루율 1위 7회 경력을 자랑한다. 2000안타, 350홈런, 출루율 4할1푼 이상 기록한 메이저리그 역대 16명의 선수 중 한 명으로 명예의 전당이 유력하다.
극강의 선구안으로 롱런했지만 최근 2년간 성적이 급락했다. 지난해 8월 왼쪽 어깨 회전근개와 이두근 재건 수술을 받고 시즌 아웃된 뒤 재활에 전념하며 올 시즌을 준비했다. 그러나 올해도 62경기 타율 2할5리(205타수 42안타) 14홈런 38타점 OPS .748로 반등에 실패했다. 신시내티와의 10년 계약이 끝나감에 따라 은퇴에 무게가 실리지만 아직 보토는 미련을 버리지 못한 모습이다.
그는 “계속 뛰고 싶다. 난 야구하는 것을 좋아한다”며 “생산적인 선수가 되지 못하는 게 싫다. 부상 상태가 얼마나 회복될지도 불투명하지만 아직 더 할 수 있을 것 같다. 팀 동료들이나 감독, 프런트 경영진이 ‘이 정도면 됐다’고 생각하는 상황에 놓치기 싫다.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계속 뛰면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보고 싶다”는 말로 현역 연장에 무게를 뒀다.
신시내티 동료 선수들은 보토의 현역 연장에 힘을 실어줬다. 2루수 조나단 인디아는 “보토는 내가 존경하는 선수다.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준다. 무대 뒤에서 정말 열심히 훈련한다. 그 과정에서 많은 가르침을 받았다”며 “많은 사람들이 보토는 끝났다고 생각하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내년에도 신시내티 유니폼을 입고 있었으면 좋겠다”고 잔류를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