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야구장 대체 구장 관련 통합 협의체가 구성된다. 서울시가 야구계와 직접 머리를 맞대 6년 임시 거처 마련에 대한 해법을 찾는다.
서울시는 지난 25일 보도자료를 통해 '논란이 되고 있는 잠실 야구장의 대체구장과 관련해 지난 22일 KBO, LG·두산 구단측과 논의해 서울시, KBO, LG·두산 양 구단 및 구단 측에서 추천하는 건설, 안전분야 전문가 등이 참여 하는 통합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시는 '현재 LG·두산 양 구단은 건설, 안전분야 전문가 추천을 위한 사전 준비 중이며 추석 연휴가 끝나는 대로 통합 협의체 구성이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르면 10월초 1차 통합 협의체가 개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서울시는 '통합 협의체에서는 시민 안전성, 보행 동선, 잠실민자사업의 시설별 단계적 시공방안 등 대체구장 조성·운영 시 전반적인 사항에 대한 객관적 검토와 함께, LG·두산 측이 추가로 요구하는 안건에 대해서도 분야별 전문가 의견을 포함하여 최적의 대안을 모색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잠실에 국제 경기 유치가 가능한 3만석 이상의 국내 최대 돔구장을 포함한 세계적 수준의 '스포츠·마이스(MICE) 복합단지'를 조성하는 플랜을 지난 17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잠실 신축 돔구장은 현재 사용 중인 잠실구장을 2025년을 끝으로 해체 작업에 들어간 뒤 2031년 말까지 준공해 2032년 시즌부터 문을 연다.
그러나 돔구장이 지어지는 2026~2031년 6년간 잠실구장을 비워야 할 LG와 두산의 임시 거처에 대한 문제가 야구계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마땅한 대안을 마련하지 않은 채 돔구장 건립 계획만 발표되면서 KBO, LG, 두산 구단 모두 당혹스러워했다. 현실적인 대안으로 야구장 바로 옆 잠실주경기장 리모델링이 꼽히지만 서울시 측에서 안전관리를 이유로 난색을 표했다.
서울시에선 '잠실 주경기장을 활용할 경우 대체구장은 약 1만8천석 규모로 조성될 수 있으나 경기가 종료된 이후 일시에 관람객이 하나의 통로로 집중해 단시간 내 빠져나오게 되므로 최근에 발생한 대규모 다중인파사고와 같은 상황에 노출될 우려가 크다’며 봉은교를 통한 관중들의 진출입이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에 KBO, LG, 두산이 종합운동장 역에서 진입하는 남측 진출입로를 추가 확보해 줄 것을 요청함에 따라 이를 검토했으나 '이 경우에도 최소 300m 이상의 공사구역 통과로 관람객 안전이 담보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공사기간 증가로 약 1년 이상 잠실 돔구장 준공이 늦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답을 내놓았다.
현실적으로 서울에서 프로야구 경기를 할 수 있는 곳은 고척 스카이돔과 목동 야구장 두 곳밖에 없다. 키움이 쓰는 고척돔은 구석진 위치나 협소한 공간 문제로 LG, 두산과 나눠쓰기 어려운 여건이고, 목동은 아파트가 밀집된 조용한 주택단지로 소음에 대한 민원이 끊이지 않아 야간 경기를 치르기 어려운 곳이다. 이로 인해 LG, 두산이 인천이나 수원 등 다른 수도권으로 거처를 옮겨야 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접근성이 좋아 연간 200만명 가까이 찾는 잠실은 한국야구의 메카로 LG, 두산뿐만 아니라 KBO리그 전체 구단 팬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다. 관중 동원 등 리그 흥행 및 수익, 팬들의 편의가 달려있는 중대 사안이다. 반발 여론이 커지자 서울시도 대체 구장 마련을 위해 야구계 목소리를 듣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통합 협의체에서 과연 어떤 해결책이 나올지 주목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