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계약이 끝나는 시점에서 최형우(40·KIA)가 불운의 부상을 입었다. 내년 계약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는 큰 부상이다.
최형우는 지난 24일 광주 KT전에서 불의의 부상으로 왼쪽 쇄골 골절을 다쳤다. 7회 2루 쪽으로 안타성 타구를 때린 뒤 1루로 전력 질주한 최형우는 2루수 박경수의 송구를 받기 위해 뒤로 물러서며 오른발을 베이스에 내딛은 KT 1루수 박병호와 충돌할 뻔 했다. 서로 최선의 플레이를 했지만 운이 없었다.
그 순간 스텝이 꼬인 최형우가 오른발로 베이스를 밟았지만 피하는 과정에서 왼발이 박병호의 오른쪽 종아리에 걸리면서 넘어졌다. 떨어지면서 왼쪽 어깨를 지면에 강하게 부딪쳤다. 그라운드에 쓰러진 채 통증을 호소한 최형우는 앰뷸런스를 타고 구단 지정 병원으로 이동했다. 대주자 박찬호로 교체됐고, 기록은 2루수 앞 안타로 처리됐다.
X-레이 촬영 결과 최형우는 왼쪽 쇄골 골절 판정을 받았다. 25일 추가 검진을 받으려고 했으나 골절이 너무 명확했다. 결국 추가 검진 없이 최형우는 26일 KIA 구단 지정 병원(광주 선한병원)에서 쇄골 고정술을 하기로 결정했다. KIA 구단에 따르면 진단명은 ‘좌측 쇄골 분쇄골절 및 견쇄괄절 손상’. 재활까지 약 4개월의 시간이 소요될 예정이다.
나성범 이어 최형우까지 시즌 아웃 ‘KIA 5강 먹구름’
KIA로선 충격의 연속이다. 지난 19일 광주 LG전에서 중심타자 나성범이 8회 태그업 과정에서 오른쪽 햄스트링 통증으로 교체됐고, 이튿날 햄스트링 근육 손상으로 드러났다. 재활에만 10~12주 걸리는 큰 부상으로 시즌 아웃됐다.
김종국 KIA 감독은 “어쩔 수 없다. 기존 선수들로 해야 한다. 이창진, 고종욱, 이우성이 (시즌 초중반까지) 나성범이 빠진 자리에서 정말 잘해줬다. 이번에도 3명의 선수들이 역할을 나눠 잘해줄 것이라 생각한다”고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그러나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이번에는 최형우마저 불의의 부상으로 시즌 아웃됐다. 나성범이 빠진 외야 자리는 이창진, 고종욱, 이우성이 십시일반의 힘으로 어느 정도 메울 수 있지만 최형우의 지명타자 자리는 마땅한 대안도 안 보인다.
최형우는 올 시즌 121경기 타율 3할2리(431타수 130안타) 17홈런 81타점 OPS .887로 40세 나이가 무색한 활약을 펼쳤다. 팀 내 최다 타점을 올리면서 결승타도 14개로 오스틴 딘(LG)과 함께 리그 전체 공동 1위로 해결사 면모를 발휘했다.
FA 계약 만료, 다년 계약설도 나왔는데…대형 변수 발생
최형우는 올 시즌을 끝으로 지난 2020년 12월 KIA와 맺은 3년 47억원 FA 계약이 만료된다. FA 재취득 기한이 4년이라 당장 최형우가 FA로 풀리는 것은 아니다. 내년에도 최형우에 대한 보류권은 KIA가 갖는다. 대개 이 경우에는 FA가 아닌 일반 선수 신분으로 1년 연봉 계약을 한다.
하지만 올해 최형우가 회춘하면서 다년 계약에 대한 이야기도 흘러나왔다. 지금까지 40대 선수가 비FA 다년 계약을 한 적이 없다. 지난 6월 키움과 2+1년 총액 10억원에 계약한 이원석이 37세로 비FA 최고령 계약자였다. 그만큼 KIA는 최형우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고, 적정선에서 합의를 볼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계약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치게 됐다. 수술과 재활 기간만 보면 내년 준비에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오프시즌 재활에 집중하면 내년 2월 스프링캠프에 맞춰 정상 합류가 가능하다.
하지만 40살의 나이를 생각하면 회복력은 쉽게 장담할 수 없다. 아무리 금강불괴 같은 몸이라도 그 나이대 선수의 수술은 예후를 예측하기 어렵다. KIA 구단도 다년 계약에 있어 더욱 조심스럽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 그동안 공헌도는 인정하겠지만 계약은 앞으로 기대치에 비중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