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 되면 ‘네가 가라 5강 싸움’이다.
25일 현재 KBO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LG를 비롯해 2~4위 KT, NC, 두산까지는 5강 안정권에 들어왔다. 그러나 포스트시즌 막차 티켓이 주어지는 5위 자리 주인은 쉽게 점치기 어렵다.
1경기 차이로 5~6위인 SSG와 KIA가 동반 하락, 졸전을 거듭하면서 어느 팀도 달아나지 못한 채 서로 5위를 미루는 형국이다. 양 팀 모두 지금 같은 분위기라면 7위 롯데까지 기회가 올 수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18일까지 리그 2위였던 SSG는 이후 27경기 9승17패1무로 리그 최저 승률(.346)로 추락, 5강도 안심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특히 9월 4승14패1무(승률 .222)로 부진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9월 팀 평균자책점 10위(6.04)로 마운드가 무너졌고, OPS 9위(.680)로 타선도 처져있다.
최근 한 달간 부상 선수 이탈 선수가 있는 것도 아닌데 단기간 이렇게 추락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경기력이 무너졌다. 14패 중 9패가 역전패로 불펜 힘이 크게 떨어졌다. 기대할 만한 상승 요소도 없다. 오히려 유격수 박성한, 중견수 최지훈이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차출되면서 센터 라인 핵심들까지 빠졌다. 당분간 침체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순위 경쟁팀 KIA로선 5위 자리를 확실히 잡을 수 있는 기회이지만 최근 10경기에서 7연패 포함 1승9패로 급추락하면서 오히려 6위로 떨어졌다. 이달 초까지 폭발적인 타선의 힘으로 9연승을 질주, 4위까지 치고 올라갔지만 마리오 산체스, 이의리의 부상 여파로 선발진이 흔들리면서 연패의 늪에 빠졌다.
설상가상 부상 악재가 겹치고 있다. 지난 12일 유격수 박찬호가 손가락 인대를 다쳐 지난주까지 타격을 하지 못했고, 중심타자 나성범이 19일 광주 LG전에서 햄스트링 근육 손상으로 10~12주 진단을 받아 시즌 아웃됐다. 또 다른 중심타자 최형우마저 24일 광주 KT전에서 쇄골 골절상으로 시즌 아웃 위기에 처했다. 팀 내 최고 타자 2명을 잃은 채 5위 싸움을 해야 한다.
KIA는 27일 창원 NC전 더블헤더 포함 이번 주에만 7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이 기다리고 있다. 1경기 차이로 앞선 SSG가 5위 싸움에서 조금 더 유리한 상황이 되긴 하지만 최근 침체가 워낙 깊어 안심할 수 없다. 오는 30일~10월1일 인천에서 열리는 두 팀의 2연전 맞대결이 최대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SSG와 KIA 모두 헤맨다면 7위 롯데까지 기회가 엿볼 수 있다. 5위 SSG에 4.5경기 뒤진 7위로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고, 희망고문 같지만 산술적인 희망이 살아있다. 최근 8경기 5승3패로 경기력이나 흐름이 괜찮다.
선발투수 박세웅, 나균안, 외야수 윤동희까지 리그 최다 3명의 선수들이 아시안게임으로 빠진 공백이 너무 크지만 잔여 17경기 중 8~9위 한화(5경기), 삼성(4경기) 상대로 9경기 남겨두고 있다. 1위 LG와도 4경기를 해야 하지만 1위 확정 이후 만날 가능성이 높아 부담이 크지 않다. 일정상 유리함이 있다. SSG와 KIA 하락세가 지속되고, 롯데가 조금 더 분위기를 탄다면 5강 싸움에 뛰어들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순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