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ERA 0' 155km 뿌리며 부활…'Again 2019' 17승 에이스, 어떻게 국민타자의 믿을맨이 됐나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3.09.24 07: 25

2019년 17승을 따냈던, 토종 에이스의 모습을 다시금 엿볼 수 있다.  두산 베어스 이영하(26)는 어떻게 부활을 했고 어떻게 다시 국민타자의 믿을맨이 됐을까.
이영하는 9월 두산 불펜의 에이스다. 9월 치른 7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을 기록 중이다. 9⅔이닝 비자책 1실점, 5피안타 5탈삼진 2볼넷으로 안정적인 피칭을 기록 중이다. 
이영하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학폭 논란으로 기나 긴 재판 끝에 무죄 판결을 받았다. 올해 6월에서야 1군에 복귀했다. 하지만 불펜에서 기대만큼 힘을 보태지 못했다. 개인 훈련을 했다고 하지만 실전 감각이 떨어져 있었다. 결국 8월 3일까지 19경기 1승2패 4홀드 평균자책점 7.32(19⅔이닝 16자책점) 24피안타 14볼넷 16탈삼진의 기록에 그쳤다.

두산 이영하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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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8월 4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며 재조정 기간을 가졌고 이후에는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됐다. 8월20일 1군에 복귀했고 페이스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9월 평균자책점은 0, 1군 복귀 이후로 따져도 성적은 12경기 3승 평균자책점 0.63(14⅓이닝 1자책점)에 불과하다.
23일 창원 NC파크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두산 베어스 이영하가 역투하고 있다. 2023.09.23 / foto0307@osen.co.kr
두산 이영하 /OSEN DB
23일 경기 역시 이영하는 선발 알칸타라가 불의의 부상으로 갑작스럽게 이탈한 상황에서 황급히 마운드에 올라왔다. 1사 만루의 위기였고 몸도 제대로 풀지 못했다. 이영하는 “에이스인 알칸타라가 등판하는 날이었다. 8회 쯤이나 등판할 줄 알았다. 그런데 부상이 나왔다. 껌 씹고 있었는데 껌도 삼키고 나왔다”라면서 “캐치볼 몇개만 하고 마운드에 올라와서 풀려고 했다. 연투여서 약간 뻑뻑했는데 내야 뜬공도 나오고 하니까 싹 잊혀졌다”라고 웃었다. 1사 만루의 위기에서 이영하는 마틴과 권희동이라는 만만치 않은 타자를 각각 1루수 파울플라이, 중견수 직선타로 요리하면서 위기를 삭제했다. 
그리고 7회 오영수를 좌익수 뜬공 처리한 뒤 도태훈과 안중열을 연속 삼진으로 솎아냈다. 8회에도 마운드에 올라온 이영하는 김한별을 3루수 땅볼, 손아섭을 유격수 땅볼, 김성욱을 3루수 땅볼로 차례대로 돌려세웠다. 2⅔이닝 2탈삼진 퍼펙트 피칭으로 팀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이틀 연속 구원승을 따낸 이영하는 “사실 어제(삼성전)는 1사 1,3루 상황이어서 3루 주자 들여보내고 1점으로만 막자고 생각했는데 (조)수행이 형 덕분에 1점도 안줬다”라며 “오늘(NC전)은 올라갈 때 다 막아보자는 생각으로 올라갔고 파울 타구가 운 좋게 들어오고 잘 맞은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가면서 운도 따라줬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두산 이영하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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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하는 구속이 상승한 이유에 대해 “사실 경기에 못 나온 기간 동안 생각을 많이 했다. 제가 제구력이 막 좋은 투수는 아니니까 디테일이 잘 안되면 힘을 더 기르자는 생각을 했다. 남들보다 제구력은 떨어지지만 또 남들이 갖고 있지 못하는 힘은 또 제가 갖고 있으니까 장점을 더 극대화 해보자는 생각으로 힘을 키우고 웨이트트레이닝도 많이 했는데 그게 지금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오랜만에 복귀했던 시간을 딛고 돌아온 상황에서 의욕적이었지만 지금은 마음도 많이 편하게 내려놓았다. 그는 “복귀 초와 달라진 건 멘탈적인 부분이 크다. 계속 잘하고 싶었고 또 올해 감독님도 바뀌셨다 보니까 좋은 모습을 보이려고 의욕이 넘쳤는데 지금은 그런 생각을 버리고 ‘내 것만 하자’는 생각으로 하니까 좋아진 것 같다. 마인드가 가장 달라진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 이영하는 이렇게 이승엽 감독이 신뢰하는 믿을맨으로 거듭났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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