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좌완 이의리(21)에게 80구를 던져야 하는 과제가 뚝 떨어졌다.
이의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교체됐다. 2020 도쿄올림픽과 2023 WBC 대회에 이어 항저우 대회까지 입단 이후 3개 국제대회 연속으로 대표팀에 뽑혔다. 그만큼 대표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나 기대가 컸다. 그러나 대표선수 소집 하루를 앞둔 22일 제외가 결정됐다.
8월10일 키움정네서 6이닝 1실점 호투로 10승을 따낸 이후 어깨통증과 손가락 물집 굳은살이 벗겨지는 일들이 이어지졌다. 두 번에 걸쳐 엔트리에서 빠졌다. 4경기에서 한 번도 5이닝을 소하하지 못했다. 물집 굳은살이 돋아나면서 21일 대전 한화전에 복귀등판했으나 2이닝도 채우지 못했다.
현장을 찾은 류중일 감독은 실망했고 이의리의 교체를 결정했다. "경기전 물집 모습, 2이닝을 채 못던졌는데 그 이후 물집 모습을 봤다"면서 "대만 일본전을 맡아야 할 주축선수이다. 과연 이 물집상태로 선발투수로 70~80구를 소화할 지 의문이 들었다. 80개 이상을 못 던진다고 판단해 교체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류중일 감독은 대표팀 트레이너를 통해 계속 이의리를 점검하고 관찰해왔다. 최상의 전력을 구축해야하는 대표팀의 수장으로 고민끝에 내린 결정일 것이다. NC 구창모에 이어 이의리까지 대표팀의 에이스급 투수들을 잃은터라 가장 심란한 사람도 류중일 감독이다.
대표팀에서 빠진 이의리는 KIA 투수로 5강 경쟁을 위해 선발로테이션을 수행한다. 김종국 감독은 "27일 NC와의 창원경기 더블헤더에 등판한다"고 예고했다. 21일 등판했으니 5일 간격으로 마운드에 오르는 것이다. 손가락 물집은 그다지 문제가 없어 선발투수로 나서는 것이다. 아픈 선수를 등판시키는 감독은 없다.
본의 아니게 이의리에게 27일 창원 NC전은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는 무대가 됐다. 갑작스럽게 대표팀에서 빠지면서 마음이 편치는 않을 것이다. 대표팀 제외 논란까지 벌어지면서 또 다른 부담감을 안고 등판하게 생겼다. 과연 80구 투구로 자신의 건재함을 알릴까? 이의리의 창원경기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