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장육부가 뒤틀렸다".
KT 위즈가 난적 KIA 타이거즈에게 설욕을 했다. 2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경기에서 윌리엄 쿠에바스의 8⅓이닝 1실점 호투와 박병호의 선제투런포, 대주자 이상호의 환상주루에 힘입어 4-1로 승리했다. 전날패배를 되갚고 2위를 지키는데 성공했다.
KT는 전날 경기에서 1-2로 무릎을 꿇었다. 9회초 공격에서는 번트에 실패하자 두 명의 대타를 기용하는 초강수를 두기도 했다. 무사 1루에서 대타로 내세운 이시원이 2구 연속 번트에 실패하자 이호연을 투입했고 안타를 터트렸다. 무사 1,2루 역전기회를 만들어낸 것이다.
배정대 타석에서 대타 송민섭을 투입해 보내기 번트를 시도했다. 그러나 또 2구 연속 번트파울이 되자 안치영을 다시 대타로 내세웠다. 그러나 좌익수 뜬공에 그쳤다. 결국 2사 만루기회까지 잡았으나 박병호가 좌익수 파울플라이로 물러나 경기를 뒤집지 못했다.
초유의 두 타자 연속 번트실패와 대타를 기용하는 강수를 두고도 분패를 했다. 이감독은 "경기 결과에 별로 신경 안쓰는데 어제는 오장육부가 뒤틀리는 것 같았다. 너무 아쉬웠다. KIA만 만나면 경기가 꼬인다"며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전날까지 KIA를 상대로 2승8패의 절대열세였다.
이날도 1회 박병호가 투런홈런을 날려 2-0으로 기분좋게 출발했다. 그러나 KIA 선발 윤영철을 상대로 추가점을 뽑지 못하며 6회까지 2-0 리드를 유지했다. 쿠에바스가 노히트로 KIA 타선을 완벽하게 제압하고 있었지만 언제 무슨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것이 KIA 경기이니 안심하기는 어려웠다.
7회 추가점 기회가 찾아오자 이번에는 놓치지 않았다. 장성우가 장현식을 상대로 안타로 출루하자 이상호를 대주자로 내세웠다. 이상호는 빠른 발과 센스로 응답했다. 2루 도루에 성공하더니 김상수의 우익수 뜬공때 과감하게 3루까지 진출했다. KIA가 좌완 김대유를 올리자 대타 문상철을 내세워 우익수 앞 적시타를 만들어냈다. 의지의 추가점이었다. 8회에도 1사만루에서 대타 김준태를 내세워 밀어내기 점수를 얻어냈다.
이강철 감독 경기 후 "쿠에바스가 오늘 더할 나위 없는 피칭을 해줬다. 정말 좋은 투구였다. 어제 경기가 안 풀렸고, 에이스가 던지는 경기에서 선취점이 필요했다. 그런데 1회초 2사 후 박병호가 2점 홈런을 쳐줘서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었다. 이상호의 좋은 주루 플레이로 추가점을 내면서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며 박수를 보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