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가 6연승이 끊긴 뒤 다시 3연승을 달렸다. 에이스 선발의 부상 강판이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집념으로 승리를 일궜다.
두산 베어스는 23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NC 다이노스와의 맞대결에서 3-1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두산은 최근 10경기 9승을 거두는 쾌조의 페이스로 3위를 향한 의지를 이어갔다. 시즌 67승58패1무. NC는 67승55패2무를 마크했다. 3위 NC와 4위 두산의 승차는 1.5경기 차이로 좁혀졌다.
두산과 NC의 선발 라인업
두산은 정수빈(중견수) 김재호(유격수) 로하스(좌익수) 양의지(포수) 김재환(지명타자) 양석환(1루수) 강승호(2루수) 허경민(3루수) 조수행(우익수)가 선발 출장했다. 선발 투수는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
NC는 손아섭(우익수) 김성욱(중견수) 박민우(2루수) 마틴(지명타자) 권희동(좌익수) 오영수(1루수) 도태훈(3루수) 안중열(포수) 김한별(유격수)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이재학.
4이닝 퍼펙트 알칸타라 vs 위기 극복 이재학
팽팽한 투수전 양상의 경기였는데 내용은 사뭇 달랐다. 두산 알칸타라는 4이닝까지 퍼펙트 피칭을 펼쳤다. 5회 1사 후 권희동에게 좌익수 방면 2루타를 맞기 전까지 13타자 연속 범타 처리했다. 5회 권희동에게 2루타를 맞고 또 도태훈을 1루수 실책으로 내보내 2사 1,3루 위기에 몰리기도 했지만 안중열을 3루수 땅볼로 유도하면서 위기를 넘겼다.
NC 이재학도 알칸타라 못지 않은 무실점 피칭을 선보였다. 알칸타라보다는 위기를 더 많이 맞이했지만 스스로 극복했다. 2회 선두타자 양의지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고 2사 후 강승호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허경민을 3루수 직선타로 처리했다.
6회 위기의 알칸타라, 투혼의 블로킹했지만 손바닥 부상
알칸타라는 6회 다소 흔들렸다. 1사 후 손아섭에게 중전안타를 맞았고 김성욱에게 사구를 내주며 1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제구가 갑자기 흔들렸다. 그러나 박민우를 상대로 2스트라이크를 선점했고 공격적으로 파고 들었다. 이때 사고가 발생했다.
박민우가 친 공은 알칸타라 머리 위로 날아갔다. 이때 알칸타라는 양 손을 모두 들어올려 타구를 막으려고 했다. 그런데 이 타구가 하필 투구를 하는 오른손을 직격했다. 알칸타라의 손바닥을 맞고 굴절된 공은 아무도 잡을 수 없었다. 내야안타. 1사 만루가 됐지만 더 중요한 것은 알칸타라의 손바닥 상태였다. 투구를 할 수 없는 상태였고 곧바로 강판됐다. 박민우도 볼데드 선언 이후 곧바로 달려와서 알칸타라에게 미안함을 표시했다.
두산 관계자는 “알칸타라는 곧바로 병원으로 이동해 정밀검진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일단 두산은 알칸타라의 투혼이 헛되지 않게 했다. 뒤이어 투입된 이영하가 1사 만루에서 마틴을 1루수 파울플라이, 권희동을 중견수 직선타로 처리, 절체절명의 위기를 넘겼다.
그리고 알칸타라는 X-레이, CT 촬영 결과 이상 소견이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두산으로서는 천만다행이었다.
NC의 불안한 흐름, 두산의 짜임새와 응집력으로 잡은 리드
1사 만루 기회를 놓친 NC는 불안한 흐름에 놓였다. 이재학이 두산 타선을 잘 틀어막았지만 이후 불펜진에서 흐름을 억제하는 게 관건이었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그리고 두산은 특유의 응집력을 발휘하면서 순식간에 앞서나갔다. 경기 전 이승엽 감독은 “우리 팀이 지난번 페디를 만났을 때도 1-2로 졌지만 끝까지 따라가면서 상대가 마음을 놓을 수 없게 했다. 어제(22일) 삼성과의 경기에서도 우리가 안타는 적었지만 좋은 수비와 득점타가 적재적소에 나오면서 이겼다. 초중반과 달리 단단해졌다는 느낌이 든다. 톱니바퀴가 잘 굴러가는 듯한 느낌이다”라면서 최근 팀의 탄탄해진 짜임새를 설명했다.
이 감독의 설명처럼 이날 두산 타선도 마찬가지였다. 7회초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7회초 1사 후 허경민이 볼넷으로 출루했다. 조수행이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나 2사 1루가 됐다. 두산은 끈질겼다. 2사 1루에서 허경민은 2루 도루에 성공했고 정수빈은 2스트라이크로 몰린 상황에서도 볼 4개를 골라내 볼넷으로 출루했다. 2사 1,2루 기회가 이어졌고 후반기 팀 내 타율 1위(.328)의 김재호가 선제 우전 적시타를 뽑아냈다. 계속된 2사 1,3루에서는 로하스가 상대 시프트를 꿰뚫는 좌전 적시타를 연거푸 터뜨렸다. 양의지의 좌전안타로 이어진 2사 만루에서는 김재환이 밀어내기 볼넷까지 얻어내며 3득점 째를 올렸다. 3-0으로 리드를 잡았다.
“현재 구위 가장 좋다” 이영하 이틀 연속 위기 삭제→2G 연속 구원승
이영하는 전날(22일)까지 최근 8경기 연속 비자책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10경기 기준으로도 0.84(10⅔이닝 1자책점)의 기록을 남기고 있었다. 전날 대구 삼성전에서도 5회 1사 1,3루의 위기에서 등판해 1⅔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팀 승리를 지켰고 구원승을 따냈다.
이승엽 감독은 경기 전 “현재 우리 팀에서 구위가 가장 좋다. 너무 좋다. 슬라이더도 140km까지 나온다. 최근 스트라이크 비율이 높아지면서 마운드에서 편안하게 볼 수 있는 것 같다. 이영하의 컨디션이 좋기 때문에 타자들도 자기 스윙을 못하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역시 이영하는 선발 알칸타라가 불의의 부상으로 갑작스럽게 이탈한 상황을 막기 위해 올라왔다. 1사 만루의 위기. 마틴과 권희동을 각각 1루수 파울플라이, 중견수 직선타로 요리하면서 위기를 삭제했다.
그리고 7회 오영수를 좌익수 뜬공 처리한 뒤 도태훈과 안중열을 연속 삼진으로 솎아냈다. 8회에도 마운드에 올라온 이영하는 김한별을 3루수 땅볼, 손아섭을 유격수 땅볼, 김성욱을 3루수 땅볼로 차례대로 돌려세웠다. 2⅔이닝 2탈삼진 퍼펙트 피칭으로 팀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두산은 추가점을 뽑지 못했지만 9회 마무리 정철원이 3연투 상황에서 올라왔다. NC는 선두타자 박민우의 2루타와 권희동의 좌전 적시타로 1점을 만회했지만 더 이상 추격하지 못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