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3명이 오는 거였는데…”
첫 국가대표팀 소집의 기쁨보다 ‘의리 형’과의 동행이 불발된 아쉬움이 더 컸다. KIA 좌완 영건 최지민(20)은 이의리(21)의 대표팀 낙마에 그 누구보다 짙은 아쉬움을 표했다.
KIA는 지난 6월 발표된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최종 명단에 이의리, 최지민, 최원준 등 3명이 이름을 올렸다(최원준은 발표 당시 상무 소속). 그러나 대표팀 소집을 하루 앞둔 22일 돌연 이의리의 낙마라는 비보가 들려왔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경기력향상위원회와 KBO 전력강화위원회는 “손가락 부상으로 회복 중이나 대회 기간 최상의 경기력을 보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라며 이의리 대신 롯데 외야수 윤동희를 발탁했다.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대표팀 첫 훈련에서 만난 최지민은 “원래 3명이 오는 거였는데 (이의리가) 낙마하게 돼서 많이 아쉽다. 같이 왔으면 많이 좋았을 텐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의리랑 특별히 나눈 이야기가 있냐는 질문에는 “형들 말 잘 듣고 잘하고 오라고 이야기해줬는데 같이 왔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이)의리 형이 국제대회 경험도 많고 아는 형들도 많아서 더 친해질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었을 텐데 같이 못 와서 아쉽다”라고 또 한 번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나 의리 형의 빈자리를 아쉬워할 시간은 없다. 당장 오는 28일 항저우 출국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최지민은 “부담은 없다. 감독님이 내보내주신 상황에 맞게 잘 던지자는 생각으로 열심히 투구할 생각이다”라며 “태극마크를 달아서 좋지만 그만큼 막중한 자리다. 들뜨지 않고 잘하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훈련 첫날에는 KT 필승조 박영현과 캐치볼을 실시한 최지민. 그는 “박영현과 캐치볼을 하다가 체인지업을 받아봤는데 공이 좋아서 한 번 물어봤다”라고 훈련 뒷이야기를 전했다.
생애 처음으로 국가대표가 된 최지민의 목표는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다. 그는 “꼭 금메달을 따서 돌아오겠다”라는 짧은 각오를 남겼다.
최지민은 2022년 신인드래프트서 2차 1라운드 5순위로 KIA 지명을 받았다. 2년차인 올 시즌 57경기 6승 3패 3세이브 12홀드 평균자책점 2.16의 위력을 뽐내며 류중일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한편 류 감독은 이의리의 교체 논란에 대해 “이의리 선수가 마지막으로 교체돼 안타깝게 생각한다. 이의리가 보름 전에 손가락 물집으로 강판되는 걸 봤다. 책임 트레이너가 손가락 상태를 계속 체크했다. 21일 이의리 선발 등판날 직접 갔는데 보는 시야는 조금 다르겠지만 던지기 전의 물집 모습, 그날 2이닝 채 못 던진 이후 물집 모습을 봤다”라며 “이의리는 우리나라 최고 좌완투수다. 대만전, 일본전을 맡아야할 주축 선수인데 내 눈에는 그랬다. 이 물집 상태로 과연 선발투수로 7~80개 이상 소화할 수 있을지 의문이 됐다. 선발투수가 80개 이상 못 던진다고 판단했기에 교체를 결정했다”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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