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과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잇따라 참사를 겪은 한국 야구. 두 현장에 모두 있었던 ‘뉴 캡틴’ 김혜성(24)은 어린 선수들을 향해 “국대 책임감을 가져라”라고 주문했다.
김혜성은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첫 훈련에 앞서 대표팀을 이끌 주장으로 낙점됐다.
현장에서 만난 김혜성은 “어제 처음 소식을 들었다. 야수 쪽에서는 나이가 꽤 있어서 된 것 같다”라며 “처음 국가대표 하는 친구들이 있어서 그들에게 내가 겪었던 마음을 잘 이야기해줘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캡틴이 된 소감을 전했다.
2017 넥센 2차 1라운드 7순위로 입단한 김혜성은 올해로 프로 7년차를 보내고 있다. 134경기 타율 3할3푼5리 7홈런 55타점 25도루의 맹활약 속에 류중일호에 승선했고, 2021년 도쿄올림픽과 2023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태극마크를 단 경험이 있다. 김혜성은 2021년 유격수로, 2022년 2루수로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KBO리그 최초의 사나이이기도 하다.
2년 전 키움에서 잠시 주장직을 맡았던 김혜성은 “주장은 솔선수범해야 한다. 말보다 행동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라고 강조하며 “다들 어제는 적이었지만 이제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같은 목표를 향해 함께하는 동료가 됐다. 한마음 한뜻으로 열심히 하겠다”라고 했다.
어느덧 커리어 3번째 태극마크를 달게 된 김혜성. 그러나 지난 두 번의 대회는 모두 기억이 좋지 못하다. 도쿄올림픽 4위에 이어 2023 WBC에서는 복병 호주에 패해 예선 탈락의 아픔을 겪었다.
김혜성은 “국가대표라는 타이틀은 책임감이 따라올 수밖에 없다. WBC 때 성적을 안겨드리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꼭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고 싶다”라며 “부담보다 설렘이 큰데 일단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뿐이다. 죽기살기로 하겠다”라고 남다른 각오를 전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난적 대만과 일본을 넘어야 4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다. 김혜성은 “대만, 일본 멤버가 나쁘지 않고 좋다고 들었다. 영상을 많이 찾아봤는데 좋은 선수들이 많더라”라며 “그러나 우리도 좋은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뭉쳐서 열심히 해봐야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미리 분석 자료를 받아서 영상 보고 있다. 낯선 선수들이라 영상을 많이 보는 게 최대한 도움이 될 것 같다. 영상은 잘해놓은 것만 모아놓은 것이라 다들 너무 좋은 투수들인 것 같다. 어떻게 공략해야할지 곰곰이 생각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다른 국제대회에 비해 준비기간이 짧은 아시안게임이지만 이 또한 걱정은 없다. 김혜성은 “아무래도 야구가 단체 스포츠라서 팀플레이가 중요하다. 짧은 기간 내에 잘 마쳐서 완벽하게 준비해야 한다”라고 힘줘 말했다.
세 번째 태극마크를 단 김혜성이 꼽은 단기전 공략의 핵심은 운과 확률이었다. 그는 “단기전은 다 중요하지만 운이 중요하다. 야구는 너무 어려운 스포츠다. 야구는 확률 싸움이고 그걸 높이는 팀이 이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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