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36)이 건강하게 돌아오지 못했다면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큰일 날 뻔 했다. 개막전 선발투수 알렉 마노아(25)가 허무하게 시즌 아웃됐다. 트리플A 강등 후 공을 던지지 않고 치료와 검사만 받다 끝났다.
캐나다 ‘스포츠넷’은 지난 22일(이하 한국시간) 마노아의 시즌 아웃 소식을 전했다. 이에 따르면 마노아는 최근 몇 주 동안 의료 전문가들로부터 광범위한 진료를 받은 뒤 오른팔 염증과 불편함을 없애기 위해 여러 차례 주사를 맞았다. 구단 주치의들에 의하면 마노아의 오른팔에서 근육 손상이나 인대 파열 같은 구조적인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마노아는 추가로 외부 전문가들을 계속 만나 팔꿈치 및 어깨 문제부터 흉곽 출구 증후군 가능성까지 체크했다.
이제 트리플A 시즌이 일주일도 남지 않았고, 여러 검사가 아직 진행 중에 있어 마노아는 투구를 완전히 중단한 상태. 스포츠넷은 ‘희망차게 시작했던 마노아의 시즌이 불확실한 미래로 끝나고 말았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마노아가 내년 봄에 건강하게 복귀해 선발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것이다’고 전했다.
2년차였던 지난해 31경기(196⅔이닝) 16승7패 평균자책점 2.24 탈삼진 180개로 활약, 아메리칸리그(AL) 사이영상 3위에 오른 마노아는 올해 개막전 선발투수로 시작했다. 에이스 대우를 받았지만 19경기(87⅓이닝) 3승9패 평균자책점 5.87로 크게 부진했다. 9이닝당 볼넷이 2.3개에서 6.1개로 급증하며 제구가 무너졌다.
6월7일 루키리그로 강등돼 한 달간 재조정을 거쳐 돌아왔지만 복귀 후에도 6경기 2승2패 평균자책점 4.91로 기대에 못 미쳤다. 마침 토미 존 수술 이후 14개월 만에 빅리그로 돌아온 류현진이 복귀 2경기를 성공적으로 치른 뒤 마노아는 선발진에서 제외됐다. 지난달 12일자로 트리플A에 강등됐다.
토론토는 마노아가 트리플A에서 계속 공을 던지길 바랐다. 예비 선발 자원으로 준비시키려고 했지만 이마저 이뤄지지 않았다. 마노아가 의료 검사를 받길 원했고, 주사 치료 이후에도 여러 추가 검사가 이어져 트리플A 실전 투구는 하지도 못했다. 부상자 명단에 오르지 않은 상태에서 이런 과정이 이어지자 구단과 선수 사이 불화설이 불거졌다.
22일 미국 ‘야후스포츠’는 ‘마노아가 트리플A 강등 이후 공을 던지지 않아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에 대한 추측이 난무했다. 지난 몇 주간 구단과 선수 사이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마노아는 마이너리그에서 연봉이 메이저리그보다 적고, 서비스타임을 쌓을 수 없어 재정적인 측면에서 큰 손해를 봤다. 두 번째 마이너 강등을 달갑게 받아들이지 않은 듯하다’고 설명했다.
구단이나 선수가 표면적으로 드러내지 않아 ‘설’에 그치긴 하지만 신빙성이 있다. ‘슈퍼2’ 자격이 돼야 연봉 상승 폭이 높아질 마노아로선 올해 두 번의 강등으로 자격 획득이 불발된 게 아쉬울 만하다. 슈퍼2 자격은 메이저리그 풀타임 2년차 이상, 3년차 미만 선수 중 현역 로스터 등록일수 상위 22% 선수에게 1년 먼저 연봉조정자격을 부여하는 제도. 보통 선수들과 달리 FA 전까지 4년간 연봉조정자격이 주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