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 부상 날벼락이 떨어졌다. 전천후 멀티맨 김태연(26)의 손가락이 부러졌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에 합류하는 거포 노시환(23)의 3루 빈자리를 메워줄 것으로 기대됐는데 하필 이 타이밍에 다쳤다.
김태연은 지난 22일 대전 키움전에 6번타자 우익수로 선발출장, 2회 무사 1루에서 유격수 땅볼을 치고 난 뒤 전력 질주로 1루에서 살아 병살타를 면했다. 이어 정은원 타석 때 초구에 스타트를 끊어 2루로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들어갔다.
포수 송구가 오기 전에 2루를 먼저 터치했지만 가속도를 이기지 못했다. 몸이 베이스를 지나쳐 떨어진 사이 키움 유격수 김휘집이 태그 아웃했다. 도루 실패. 이후 김태연이 2루에 주저앉은 채 손가락을 잡고 통증을 호소했다.
왼손으로 베이스 터치하는 과정에서 왼손 중지가 꺾였다. 3회 수비를 앞두고 권광민으로 교체돼 경기에 빠진 김태연은 충남대학교병원으로 이동했고, X-레이 검사 결과 왼손 중지 중수골 골절로 드러났다.
주말이 지난 뒤 추가 검진을 통해 정확한 상태를 체크할 예정인데 당분간 경기 출장은 어렵다. 골절이기 때문에 남은 시즌 3주 이내로 돌아오기는 힘들어 보인다. 사실상 시즌 아웃.
김태연은 올 시즌 91경기 타율 2할6푼1리(245타수 64안타) 4홈런 25타점 OPS .700을 기록하고 있다. 시즌 초반 타격 부진으로 5월초 2군에 내려갔고, 한 달간 조정을 거쳐 6월초 복귀 후 반등에 성공했다. 70경기 타율 2할8푼1리(192타수 54안타) 4홈런 23타점 OPS .755로 활약했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김태연은 채은성, 노시환과 함께 타격 쪽에선 우리 팀 내에서 대체 불가 수준이다. 타율, 출루율, 장타율이 리그 평균 이상 되는 타자”라며 “운동 능력이 워낙 좋은 선수라 3루, 2루, 1루, 우익수 등 여러 곳에서 포지션 소화 능력이 70~80%는 된다. 이쪽저쪽에서 고생해주고 있다”고 고마워하기도 했다.
9월 들어 타격 페이스가 떨어지긴 했지만 팀이 필요로 하는 자리를 마다하지 않고 옮겨다녔다. 올해 1루수로 32경기(23선발·191이닝), 우익수로 30경기(26선발·188⅔이닝), 3루수로 9경기(4선발·38이닝), 2루수로 6경기(5선발·41이닝)를 고르게 뛰며 타격에서 생산력을 보였다.
최원호 감독은 23일부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하는 노시환의 대체자로 김태연을 1순위로 꼽았다. 내외야 멀티로 뛰고 있지만 김태연의 포지션도 원래는 3루다. 노시환이 자리를 비울 13경기가 김태연에겐 좋은 기회였다. 그런데 노시환이 아시안게임에 차출되기 전날 골절상을 당했다. 팀도 개인도 손해가 막심하다. 부상이야 늘 안타깝지만 이번에는 타이밍이 참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