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거포 3루수 노시환(23)이 항저우 아시안게임 합류 전 마지막 경기에서 모처럼 홈런 손맛을 봤다. 데뷔 첫 100타점에도 하나만을 남겨놓았다. 우상 김태균(41)도 못한 30홈런 100타점 시즌이 눈앞에 왔다.
노시환은 2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벌어진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과의 홈경기에 3번타자 3루수로 선발출장, 시즌 31호 홈런 포함 5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활약했다. 한화는 실책 4개를 남발해 6-11로 패했지만 노시환의 존재감은 돋보였다.
지난 2일 잠실 LG전에서 데뷔 첫 30홈런 고지를 밟은 노시환은 그러나 이후 15경기에서 홈런을 추가하지 못했다. 이 기간 타율 2할7푼6리(58타수 16안타)로 크게 나쁘지 않았다. 볼넷 12개를 골라내 출루율도 4할대(.408)였지만 기대했던 홈런이 나오지 않아 애태웠다.
아시안게임 기간 KBO리그가 정상 진행됨에 따라 노시환은 13경기를 강제로 결장하게 됐다. 그 사이 몰아치기에 능한 홈런 2위 최정(SSG)에게 따라잡힐 수 있는 불안감이 있는 상황. 마침 이날 문학 롯데전에서 4회 최정이 시즌 26호 홈런을 치며 노시환에게 4개 차이로 추격했다.
그러자 노시환도 기다렸던 홈런으로 응수했다. 7회 2사 2루에서 키움 우완 문성현의 4구째 한가운데 몰린 143km 직구를 걷어올려 중앙 담장을 훌쩍 넘겼다. 비거리 125m, 시즌 31호 홈런. 2일 LG전 30호 홈런 이후 20일, 16경기 만에 홈런 손맛을 보며 최정과 격차를 다시 5개로 벌렸다.
노시환의 31홈런은 ‘우상’ 김태균의 개인 한 시즌 최다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등번호 52번이 영구결번된 한화 레전드 타자 김태균은 2003년, 2008년 31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2008년에는 홈런왕에 올랐다. 노시환이 끝까지 1위 자리를 지키면 김태균 이후 15년 만에 한화 소속 홈런왕 탄생이다.
나아가 노시환은 99타점으로 개인 첫 100타점에도 하나만을 남겨놓았다. 역대 23세 이하 나이로 한 시즌 30홈런 100타점을 동시 달성한 선수는 3명뿐. 1991년 빙그레 장종훈(35홈런 114타점), 1996년 현대 박재홍(30홈런 108타점), 1997~1999년 삼성 이승엽(32홈런 114타점, 38홈런 102타점, 54홈런 123타점)만이 달성한 기록이 노시환 눈앞에 왔다.
아시안게임 대표팀이 정상적으로 일정을 치르면 내달 8일 귀국한다. 빠르면 9~10일 창원 NC전부터 다시 리그 복귀가 가능하다. 여기에 우천 취소된 대전 롯데전 3경기가 추후 편성될 예정이라 노시환에겐 아시안게임 이후 5경기가 남아있다. 여기서 1타점만 추가하면 우상 김태균도 못한 30홈런 100타점 시즌이 가능하다.
김태균은 100타점 이상 시즌이 4번이나 있었지만 31홈런을 터뜨렸던 2003년과 2008년에는 각각 95타점, 92타점으로 동시 달성 시즌은 없었다. /waw@osen.co.kr